"정략 결혼 거부"…10대 딸 명예살인한 아버지 붙잡혔다

입력 2023-09-01 07:20   수정 2023-09-01 08:41



"정략 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0대 딸을 살해한 후 파키스탄으로 도주했던 아버지가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중매결혼을 위해 파키스탄 여행을 거부한 후 2021년 4월 실종된 사만 압바스(18)를 살해한 혐의로 수배 중이던 아버지 샤바르 압바스가 파키스탄에서 이탈리아로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를로 노르디오 이탈리아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끔찍한 범죄 이후 정의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피의자가 이탈리아로 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사만은 실종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이탈리아 북부 마을인 노벨라라에 있는 그녀의 집 근처에서 유해가 발견된 후 치과 기록에 의해 신원이 확인됐다.

범행 후 압바스는 본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동부에 있는 고향에서 체포됐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탈리아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검토한 뒤 지난 29일 인도를 승인했다.

압바스를 태운 이탈리아 공군 특별기는 현지 시간으로 1일 새벽 로마 참피노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샤바르가 범죄를 저지른 동기로 검찰은 '명예살인'을 추정하고 있다. 명예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악습으로, 주로 이슬람권에서 행해진다. 검찰은 사만이 이탈리아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이 분노했고, 그가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으며 살다가 문서를 수집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살해됐다고 보고 있다.

샤바르는 딸을 죽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된 사만의 삼촌과 그의 사촌 2명도 범행 후 프랑스로 도피했지만,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파키스탄은 2018년 기준 인구 수당 가장 명예살인이 자행된 국가다.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 살인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에는 징역 2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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