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애플에 이어 다음달 구글까지 신상폰을 공개하면서 올 가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있으나, 하반기 제조사들의 신상폰 출시가 대거 예정돼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애플 충전기 같이 쓴다"…아이폰15 예상 스펙
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13일 오전2시(한국 시간)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한다. 신제품 소개 행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파크에서 진행되며 예년처럼 생중계 스트리밍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일반·플러스·프로·프로 맥스의 4개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기기 크기는 전작과 같으나, 베젤이 얇아지며 화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바로 충전 포트의 변화다. 애플은 사상 처음으로 그간 고수했던 라이트닝 커넥터 대신 USB-C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이폰15 모든 모델에서 '노치'가 사라지고, 아이폰14 프로와 프로 맥스에만 탑재됐던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전 모델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도 상당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모듈 등 주요 부품가 인상 영향으로 고급모델의 출고가가 약 100~20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 다음 타자는 구글이다. 구글은 다음달 4일 '픽셀8' 시리즈를 공개한다. 구글은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일이 확정된 이튿날 곧바로 초대장을 발송했다. 애플의 신제품 공개행사와 약 3주 정도 시차가 있지만, 하루 간격으로 초대장을 발송해 아이폰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구글의 신제품 공개 행사 역시 유튜브와 구글 스토어 웹사이트 등을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 된다. 공개할 신제품으로는 픽셀폰8 시리즈와 픽셀워치, 픽셀 버즈 A 시리즈가 유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픽셀8의 화면은 6.31인치에서 6.17인치, 픽셀8 프로의 화면은 6.71인치에서 6.7인치로 이전 시리즈보다 조금 줄어든다. 최대 주사율은 90㎐에서 120㎐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사율은 1초 동안 모니터를 통해 출력된 정지 화면의 수를 뜻한다. 구글 전체 매출에서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최근 수년간 구글은 픽셀폰과 워치를 비롯해 스피커와 홈 제품, 픽셀 태블릿 등을 출시하며 서서히 하드웨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도 조기 출시"…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도 참전
삼성전자를 맹추격 중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신형 스마트폰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화웨이로부터 분사한 중국의 아너는 최근 신상 폴더블폰 '매직 V2'의 글로벌 출시를 발표했다. 회사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해당 스마트폰의 두께는 9.9mm, 무게는 231g 수준으로 삼성 '갤럭시Z폴드5'보다 3.5mm 얇고 무게도 22g 가볍다.
앞서 지난달 29일 화웨이 역시 '메이트 60 프로' 깜짝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적용했으며 세계 최초로 위성전화를 지원한다. 그간 미국의 제재로 부품 수입이 막히며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없었던 화웨이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통상 9월이나 10월에 신제품을 출시해온 화웨이가 신제품을 조기 출시한 것은 최근 격화하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날 중국 폴더블폰 2위 제조사 오포도 소형 폴더블폰 파인드N3플립(Find N3 Flip)을 출시했다. 지난 2월 파인드N2플립을 내놓은 데 이어 반년 만에 또 다시 신상폰을 선보인 것이다. 전작인 파인드N2플립의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신제품인 파인드N3플립의 외부 화면은 3.26인치로 Z플립5보다는 다소 작다. 회사 측은 "내구성 테스트를 통해 최대 60만번의 폴딩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애플·구글 필두 신상폰 출시…하반기 교체 수요 자극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5 시리즈에 이어 애플과 구글이 신규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올 가을 스마트폰 대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 삼성의 전략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사실상 폴더블폰과 바(Bar)형 스마트폰의 대결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신규 아이폰15를 출시하면서 점유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2%, 애플이 17%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14 출시 효과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시리즈와 보급형 모델 A시리즈 판매 호조로 올해 들어선 2분기 연속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이번에도 애플이 고급 모델을 중심으로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올 4분기에는 점유율 1위를 다시 애플이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로 10년 새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시장은 쪼그라드는 가운데 올 하반기 제조사들의 신상폰 대거 출시로 반등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카운터포인트 측은 "지난 4~5개월 동안 전세계 스마트폰 재고가 양호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올 3분기에는 시장이 천천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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