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낵시장을 강타한 먹태깡과 유사한 제품이 나온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이 보이는 반응이다. 농심이 지난 6월 내놓은 과자 ‘먹태깡 청양마요’가 품절 사태까지 빚을 정도로 인기를 얻자 경쟁사 롯데웰푸드는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을 내놨다. 이 제품 또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벌써부터 물량이 소진되는 분위기다.
인기 제품을 비슷하게 베껴 매출을 올리려는 '미투(Me too·모방) 상품’이라는 지적도 일부 있지만, 일단 화제몰이에는 성공한 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이달 해물 과자 ‘오잉’의 신제품으로 노가리를 활용한 ‘노가리칩’을 내놓는다. 경쟁사인 농심의 ‘먹태깡’이 품귀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를 끌자 이에 대응해 새로운 술안주용 과자를 출시한 것. 오는 4일 편의점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노가리칩을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자사몰인 스위트몰에서 지난 28일부터 노가리칩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당일 오후 1시 사전 판매에 들어가자마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도 안 돼 준비물량이 전량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예약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노가리칩은 1999년 출시된 오잉 시리즈의 일곱 번째 제품이다. 노가리맛에 청양마요맛을 첨가해 제조했다. 롯데웰푸드는 그간 매운 오잉, 숏다리 오잉, 오잉 장어덮밥맛, 오잉포차 꾸이오잉칩 등 어류를 활용한 과자를 연이어 선보였다.
농심 먹태깡이 출시된 지 한 달 반 만에 롯데웰푸드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한 것을 두고 식품업계에선 미투 제품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가리칩은 먹태깡과 동일하게 청양마요맛인 데다 일부 인터넷몰에 공개된 노가리칩 포장마저 검정 바탕과 초록 글씨로 디자인이 비슷하다. 과자 성분 역시 노가리칩은 황태채 엑기스 분말, 조미 노가리, 청양고추 시즈닝 분말 등으로 농심의 먹태깡 원재료(북어채 분말, 청양초 시즈닝 분말 등)와 거의 같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먹태깡이 일부 쇼핑몰에서 웃돈까지 붙여 팔릴 정도로 수요가 있다고 하니 비슷하게 베껴 화제성을 키우고 매출도 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심의 먹태깡은 출시 첫 주 초도 물량인 100만 봉지가 완판됐으며 최근까지 누적 판매량 420만 봉지를 넘어섰다.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선 ‘오픈런’이 벌어지고, 중고마켓에선 1만원대에 한 봉지를 판다는 글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정가(1700원)의 6배 수준이다.
이처럼 식음료 업계에는 유행 제품이 생기면 맛과 모양새를 따라하는 '미투' 제품 사례는 빈번했다. 과거 해태제과에서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열풍을 일으키자 '꿀'맛이 나는 감자 과자가 물 밀듯이 쏟아져나온 게 대표적인 예다. 주류계의 허니버터칩이라고 불리던 롯데주류 '처음처럼 순하리' 역시 유자맛·과일맛 저도 소주의 문을 열었지만 곧 '좋은데이' '자몽에이슬' 등 비슷한 제품이 나왔다.
이런 '베끼기' 상품은 '원조 상품'이 개척한 새로운 시장을 같이 키우는 순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과열경쟁 유발 우려도 있다. 미투 상품이 대체로 원조 상품을 변형한 것이라는 점에서 유행이 지나면 인기가 물거품처럼 사그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과거 출시된 팔도 '꼬꼬면' 사례가 있다. 꼬꼬면은 흰 국물 라면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며 출시 한 달 만에 6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등 인기를 모았다. 이후 삼양 '나가사키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이 연거푸 출시되며 기존 빨간 국물 라면을 위협했지만 인기는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