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시장 1조 '들썩'…생존작가 작품은 양도 때 비과세

입력 2023-09-03 17:44   수정 2023-09-11 17:16


영국의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한국의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가 오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한다. 330개 화랑이 참여하는 두 행사에는 ‘큰손’ 외국인 관광객 수천 명과 국내 고객 수만 명이 몰릴 전망이다. 경기 둔화로 주춤하던 국내 미술 시장(작년 기준 1조원 규모)이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트테크’(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술품 투자는 부동산과 주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제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세제상 유리한 미술품 거래
미술품 투자가 세제상 유리한 이유는 양도 때만 세금이 붙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양도소득세는 물론 살 때는 취득세를, 보유할 때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주식은 매각할 때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 미술품을 팔아 거둔 소득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 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다. 양도차익이 아니라 양도가액에 세금을 매긴다. ‘취득가액을 고려하지 않아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과세와 감면 혜택이 많아 이 점이 상당 부분 상쇄된다.

미술품은 양도가액이 6000만원 미만이면 비과세 된다. 양도가액이 6000만원을 넘더라도 세금 부담이 크지 않다. 양도가액의 80~90%를 필요경비로 공제해주기 때문이다. 양도가액 1억원까지는 90%를 필요경비로 인정하고, 1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양도가액의 80%를 빼준다. 1억원 초과 미술품의 보유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 90%를 적용한다. 필요경비 공제율이 이처럼 높은 건 해외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내 미술 시장의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취지에서다.
◆생존 작가 작품은 비과세
5년 전 5000만원에 산 미술품을 8000만원에 양도하는 사례를 살펴보자. 작품을 팔아 생긴 양도차익은 3000만원이다. 여기서 매겨지는 세금은 양도차익이 아니라 양도가액인 8000만원에 대해 부과한다.

양도가액이 8000만원으로 1억원 이하기 때문에 필요경비로 7200만원(90%)이 공제된다. 따라서 양도가액에서 필요경비를 뺀 800만원이 과세표준이 된다. 800만원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기타소득세율 22%를 곱하면 부과되는 세금은 176만원이다.

미술품을 8000만원에 사서 1억5000만원에 양도했다면 필요경비는 1억3000만원이다. 1억원의 90%인 9000만원과 1억원 초과분(5000만원)의 80%인 4000만원을 합한 것이다. 양도가액에서 이를 공제하고 남은 2000만원에 기타소득세율 22%를 곱하면 440만원이 나온다.

비과세 혜택은 더 있다. 양도일을 기준으로 살아 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은 가격과 상관없이 비과세 된다. 잠재력 있는 젊은 국내 작가 작품에 투자했다가 나중에 그림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속 때도 세금 부과
상속을 통해 무상으로 미술품을 받아도 세금은 내야 한다. 상속세는 상속재산가액에서 각종 공제금액을 제외한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구한다. 상속세율은 1억원 이하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30%,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다.

상속세가 부과되는 미술품의 가액은 상속개시일의 시가에 따른다. 미술품은 시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통 2인 이상 전문가가 감정한 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한다.

국유기관·공공재단 등에 상속받은 미술품을 기증하면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현금으로 상속세 납부가 어려운 상황이 인정되면 미술품으로 대신 내는 물납이 가능하다. 모든 미술품을 물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속받은 미술품의 상속세액이 2000만원을 넘어야 물납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역사적·학술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와 미술품이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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