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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발표된 8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노동시장이 완만한 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물가 안정 속 고성장) 상태에 진입했다는 관측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뉴욕 월가에서는 16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른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월가에선 고금리에도 고용과 소비를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 고용지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에서 올해 누적 3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실업률은 7월 3.5%에서 8월 3.8%로 뛰었지만 이는 실직자가 많아져서라기보다 구직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일자리가 늘면서 미국인의 실질 세후 소득은 지난 1월 이후 매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엔 전년 동월 대비 3.8% 늘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가 소비로 이뤄지는데,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지출이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에 따른 보복 소비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미국 경제의 동력이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기업은 팬데믹 당시 반도체 쇼티지 영향으로 자동차를 구매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수요로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 중이다.
주택 시장도 활황이다. 과거 낮은 고정 금리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은 미국 주택 소유자들이 최근 높아진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기존 주택을 매물로 내놓기를 꺼리고 있다. 반면 경기 둔화가 지연되면서 주택 구매 수요는 견조하다. 매물이 귀해지면서 주택 가격은 뛰고, 신규 주택을 짓는 건설업체의 주가도 상승 중이다. 높아진 대출 금리로 신규 대출을 받으면서 주택을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을 제정하면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이어지는 것도 경기 침체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에 미국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폐기했다. 바클레이즈와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완만한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를 내년 봄으로 연기하기도 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리콘밸리 은행 붕괴 당시 1년 내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을 35%로 봤지만, 최근 20%로 낮췄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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