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는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고,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2학년이던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했다. 1967년 단편 ‘견습환자’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베스트셀러 소설 <별들의 고향>을 비롯해 <타인의 방> <겨울 나그네> <상도> 등을 썼다. 시나리오 작가로도 인정받았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 ‘병태와 영자’ ‘고래 사냥’ 등을 통해 1970~1980년대 시대적 아픔을 희극적으로 그려냈다.
청년문화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통기타와 청바지, 생맥주로 상징되는 당대 젊은이 문화는 퇴폐문화라고 비난받았다. 최 작가는 “그들(청년)을 욕하기 전에 한번 가서 그들과 밤새워 보라”며 청년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외쳤다. 그의 작품은 근대화 물결 속에서 무너지고 방황하는 개인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소설가 한강은 계간지 문학동네에 추모 글을 실었다. 한 작가는 그 글을 침샘암으로 투병 중이던 최 작가가 자신에게 남긴 말로 맺었다. “나는 인생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니? 나는 네가 그걸 알았으면 좋겠다.”
구은서 기자 cosm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