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에 드뷔송 노바티스 미래일문화부문장이 지난 1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리비에 부문장은 종합에너지 기업 BP, 쉘 등에서 15년 이상 인사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노바티스 미래일문화부문 총 책임자로 합류했다. 올해 SK '이천포럼 2023' 연사로 방한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 2018년 40대인 바스 나라시만 박사가 최고경영자(CEO)가 되면서 인사 혁신의 새바람이 불었다. 바스 CEO는 제약회사 특유의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미래일문화부문을 신설했다. 올리비에 부문장은 코로나 기간을 거쳐 올해 말까지 5년간 노바티스의 인사 혁신 프로젝트(미래일문화)를 이끌고 있다. 올리비에 부문장은 "직원이 10만8000명에 달하는 노바티스가 대대적인 인사혁신을 단행을 시작하자 회사를 나가는 직원들도 있었고 관리자 100명 정도만 참여했지만 현재는 2만명에 가까운 관리자들이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년 동안 관리자들의 업무방식, 팀 구성, 사무실 이용 등 100여가지의 실험을 해왔다"며 "특히 관리자들이 직원 업무 평가 방식을 돕고자 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노바티스의 업무 평가방식은 수치화되지 않은 정성평가로만 진행된다. 올리비에 부문장은 "직원들이 자신들의 업무 평가 방식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직접 요구한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이고 수치 위주인 정량 평가가 아닌 목표치를 달성 못해도 팀이 목표를 이루거나, 팀원에게 기여한 부문만은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성공이 아닌 직원이 팀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냐가 핵심"이라며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사, 부하직원, 동료 등 다면 평가와 면담을 진행해 1년에 두 번 평가하고 성과급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의 사내 핵심 슬로건은 '언보스(Unboss)'다. 그는 "언보스는 보스가 없는게 아니다"라며 "팀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조언을 해주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업무 진행에 있어 팀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되 관리자는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한 것이다. 노바티스는 AI(인공지능)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업무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그는 "제약회사 특성상 개인 정보 노출을 이유로 AI(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AI를 적용한 직원 교육, 업무 효율성, 윤리 등을 초점으로 사용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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