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주 같은 금융 배당주에 투자금이 모이고 있다. 불확실한 투자 전망이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0.25% 오른 1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 1만1420원에 거래됐던 주가는 약 2주만에 4.20% 상승했다. KB금융도 이날 5만4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2주동안 3.45% 가까이 상승했다.
은행주 상승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9월 1일 종가 기준) 2주간 코스피에서 147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은행주는 89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도 은행주 76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일반적으로 은행주를 비롯한 고배당주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변동성 강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배당주 투자 타이밍이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주간 단위로 국내 은행주를 500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수급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보험업종의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KRX보험업 지수는 지난 8월 한달 동안 1.7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4% 정도 조정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보험업종 주가 상승은 회계기준(IFRS9·IFRS17) 변경으로 인한 기록적 실적이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9조14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조 5399억원)비교해 63.2% 증가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4%를 넘는 상황이 지속되는 부분도 보험업계 실적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보험업계의 배당 성향이 양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호종목으로는 한화생명과 삼성화재가 꼽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험주의 가장 큰 투자포인트는 높은 배당수익률"이라며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12.9%의 배당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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