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전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대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LG전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 개막에 앞서 4일(현지시간) 글로벌 미디어 및 거래선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국제 모터쇼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사로 나선 조주완 사장은 이동 공간에서 즐기는 ‘라이프스굿’(Taking ‘Life’s Good’ on the Road)를 주제로 LG전자가 바라보는 모빌리티 산업과 미래 비전 등을 소개했다. LG전자는 지난 7월 '고객경험'을 다양한 영역으로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어 생활가전 분야의 스마트 홈 솔루션 ‘UP가전 2.0’을 공개했고 이번에 두 번째로 전장사업 분야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소비자 경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LG전자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모빌리티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창출 기회를 얻게 됐다. 이제 모빌리티는 이동 수단을 넘어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고 차별화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 사장은 “오랜 기간 가전과 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 여정에 업계 리더들이 동참해 성장 가능성을 함께 높여가자”고 제안했다.
LG전자는 70년 가까이 소비자와 소통하는 가전 사업을 영위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생활공간을 차량으로 확대해 도로 위에서 보내는 삶의 순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차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다.
LG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급격한 성장도 소비자 경험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가 있어 가능했다. 2013년 출범한 VS사업본부는 지난 10년간의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고도화를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자율주행 환경을 가정한 고도화된 사용자 경험 연구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율주행차를 ‘놀고 머물고 일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LG전자는 글로벌 소비자 약 3만1000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속 자동차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의 72%는 차에서 보내는 시간을 낭비가 아닌 나만의 시간으로 즐긴다고 답했고, 43%는 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의미 있는 개인 공간이라 여겼다.
LG전자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Personalized Digital Cave)’으로 재정의했다. 뿐만 아니라 △변형(Transformable) △탐험(Explorable) △휴식(Relaxable)으로 구성된 세 가지 미래 모빌리티 경험 테마를 개발하고,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의 ‘Alpha-able(알파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LG전자는 롤러블, 플렉서블, 투명 등 다양한 폼팩터를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혁신기술과 독보적인 가전 기술 및 솔루션을 활용해 자동차를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가변 공간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목적지에 도착함과 동시에 마무리되는 주행시간에 딱 맞는 흥미로운 영상 콘텐츠, 유용한 목적지 정보 등은 사용자의 모빌리티 경험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든다.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기술은 모빌리티 기술과 결합돼 차량의 탐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투명 올레드가 부착된 차량 유리창에 일상 풍경 외 아름다운 경치를 띄우면 전혀 다른 운전 경험을 선사한다. 차량 인테리어를 드림카처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LG TV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webOS 플랫폼도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기회요소다. 차량에 webOS 플랫폼을 적용하면 집에서 TV를 통해 보는 다양한 콘텐츠를 차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는 LG전자가 가전, 디스플레이, 디지털 헬스 등 이용자 밀접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장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미래 모습이다. LG전자는 ‘Alpha-able’을 구성하는 세 가지 테마가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의 핵심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LG전자 전장사업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이하 LG마그나)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인포테인먼트는 탑승자에게 주행 관련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고용량 데이터를 빠른 스피드로 전송하는 텔레매틱스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과 같은 디지털 인터페이스 △차량 내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LG전자의 앞선 기술력은 완성차 업체에 SDV의 차별성을 부여하고, 고객에게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누리도록 지원한다.
LG마그나는 전기차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이파워트레인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제품 커버리지와 고객 확대를 위해 유럽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은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 연면적 2만6000제곱미터(㎡)규모 로 만들어진다. 전략 시장인 유럽에 처음 건설하는 공장으로 고객사들과의 접근성이 높아져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핵심기술을 보유한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인수했다. 차량과 차량 외적인 영역을 아우르는 최적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다. 향후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그룹 내 배터리 사업과도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의 큰 그림을 그리며 일찌감치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GS칼텍스가 오픈한 미래형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기존 충전기의 약점을 보완하고 사용자 니즈를 반영한 충전기 4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LED 상태 표시, 터치 디스플레이 적용 등으로 고객 사용 편리성을 높였다. 안정성(방수·방진·충전 안전 보호기능 등), 관리 효율성(커넥터 체결 감지·원격 업데이트 등)등을 높였다.
LG전자는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분야에서 제조, 품질관리 및 사후서비스(A/S), 공급망 역량 등을 기반으로 충전 고객들의 ‘충전 경험가치’를 제고해 사업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항상 고객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DNA를 갖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여정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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