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변압기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주가 급등에도 증권업계는 "여전히 저평가"라며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내고 있다. 북미 지역 등 해외 수요가 변압기를 제조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4일 효성중공업은 올해 152.09% 올랐다. 지난 1개월 사이에도 7.21% 올랐다. 효성중공업은 대형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전압을 바꿔주는 초고압 변압기를 만드는 회사다. 주가가 이토록 가파르게 오르는건 실적이 뒷받침 되고 있어서다. 효성중공업의 2021년 영업이익은 120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432억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2778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하는 LS ELECTRIC과 HD현대일렉트릭도 올해 주가가 각각 70.6%, 59.95% 올랐다. LS ELECTRIC의 영업이익은 올해 전년대비 90.57%, HD현대일렉트릭은 86.8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변압기를 만드는 기업들의 주가도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제룡전기는 올해만 145.75% 올랐다. 일진전기도 128.99% 상승했다. 비상장 기업 산일전기는 실적이 가파르게 오르자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변압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예외없이 주가·실적이 성장하고 있는건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우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법안과 함께 급격히 늘어나면서 여기에 필요한 변압기 수요가 늘고 있다.
전력망 교체 주기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력기기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30년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전 지역 변압기 중 약 70%가 25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변압기 시장의 '슈퍼 싸이클'이 도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중요한건 변압기 수주 실적인데 신규 수주와 잔고가 넘쳐나고 있다"며 전력 인프라 업체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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