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제20차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유커 대상 비자 수수료 면제 등을 포함한 ‘중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12월31일까지 1만8000원 상당의 전자비자 발급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중국 내 비자신청센터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 중국 내 비자신청센터는 광저우·칭다오·상하이·청두·우한 등 5곳이었는데, 지난달 베이징에 이어 이날 선양에도 비자신청센터를 추가로 개설했다.
이달 말부터는 한·중 양국 간 노선도 크게 늘린다. 양국 간 항공편은 지난 2019년 주 평균 1100회였지만 지난달엔 주당 697회로 현재 회복률은 63.4%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의 오전 4시에서 오후 11시 사이 슬롯을 시간당 70대에서 최대 75대까지 늘리고 대구국제공항과 부산 김해국제공항의 노선도 증편한다는 계획이다. 카페리 여객 운송도 순차적으로 재개하고 크루즈 선석도 신속 배정한다.
중국인들의 쇼핑 편의 개선을 위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선다. 간편결제 사용률이 80% 이상으로 높은 중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과 제주 등을 중심으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중국 간편결제 가맹점을 25만개 확대한다. 지난 1일 기준 전국의 중국 간편결제 가맹점은 170만개가 넘는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가맹점이 각각 172만개, 유니온페이 가맹점이 118만개다.
특히 간편결제로 결제할 경우 자동으로 부가세를 즉시 환급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위챗페이는 다음달부터, 유니온페이와 알리페이는 오는 12월부터 적용된다. 특히 시내 면세점에서만 시행 중인 스마트폰 신원인증 제도를 출국장 면세점까지 확대해 실물여권을 제시하지 않아도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 사후면세(택스리펀) 환급 최소 기준 금액도 건당 3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즉시환급 및 도심 환급 한도도 상향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의 비율은 올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단체 관광이 허용되지 않았던 지난 7월부터 국가별 1위(22만4000명)를 차지했다. 정부는 저가 관광을 막기 위해 중국 전담 여행사들의 업무실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시퇴출제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일명 '사드 사태' 이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던 지난 2016년 문체부는 가격합리성에 미달되고 무자격 가이드를 활용한 68개 업체를 퇴출한 바 있다.
유커를 사로잡기 위해 현지에서는 K관광 마케팅을 강화한다. 오는 16~17일엔 상하이에서 K관광 로드쇼를 열고 중국 여행 인플루언서 100인을 초청하는 팸투어도 진행한다. 이달 말 시작되는 중국 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를 겨냥했다.
정부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비자 발급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 제공이 여행업계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 밝혔다. 6년 반마의 재개 기념을 위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환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