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의 대표 자동차 도시로 꼽혔지만, 최근 들어선 높은 범죄율로 더 유명한 디트로이트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정보업체 월렛허브에 따르면 디트로이트는 2021년 4분기 대비 2022년 4분기에 살인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반면 디트로이트를 누르고 자동차 도시로 급부상하는 지역도 있다. 테네시주 스탠턴시는 포드자동차의 전기차 제조시설을 유치했다. 이 도시의 인구는 400명에 불과하지만, 해당 생산라인으로 약 6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예정이다. 테슬라는 2021년 본사를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하고, 2022년엔 오스틴 인근에 새 기가팩토리를 완공했다. 스탠턴과 오스틴 모두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 주민들의 열망이 높다는 게 공통점이다. 디트로이트에 비해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아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유연성과 경쟁력을 갖췄다.
경쟁 도시들이 이처럼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뛰는 가운데에서도 디트로이트의 완성차 업체 노조들은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빅3 노조와 미국자동차노조(UAW)는 오는 14일까지 임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UAW는 이번 임금 협상에서 완성차와 합작한 배터리 회사 노동자의 처우 개선까지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강성 노조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진 않다. 미시간주에서 디트로이트, 워런, 디어본 등 3개 도시의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203만2600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는 2.1% 늘었다. 지역 간 기업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존 일자리의 처우 개선과 신규 일자리 창출 가운데 어느 곳에 방점을 둬야 하는지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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