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서구청장 전략공천

입력 2023-09-04 19:03   수정 2023-09-05 01:55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0월 치러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4일 전략 공천했다. 국민의힘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 ‘검찰 대 경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이해식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이번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진 후보의 확장성에서 이번 선거의 필승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진 후보가 지난달 23일 입당 겸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연 지 약 열흘 만이다.

민주당은 진 전 차장을 후보로 택한 배경으로 도덕성을 꼽았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7대 인사 검증 기준 외에도 자녀 학교폭력과 가상자산 투자 등의 사안을 면밀히 살폈다”며 “도덕성에서 (상대 후보를) 압도할 수 있는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진 후보는 경찰대를 졸업한 뒤 서울 양천경찰서장과 경찰청 정보국장, 전북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경찰청 차장을 지냈다.

진 후보의 전략 공천에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후보를 내지 않는 ‘무공천’하는 방안과 김 전 구청장을 전략 공천하는 방안 모두 불안하다는 판단에서다. 검찰 출신인 김 전 구청장은 이미 보궐선거에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에는 무공천 기류가 강했다. 김 전 구청장이 실형 선고를 받으며 보궐선거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당 지도부 일부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보선에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도 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게 이유다.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도 참작 사유로 거론됐다.

게다가 이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김 전 구청장의 사면 결정이 내려진 만큼 공천해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지역 정서 및 정치적 구도 등을 감안하면 지도부가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주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원종환/박주연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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