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차관보는 1970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2년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정책과 서기관에 이어 금융감독위원회 비은행감독과장, 기재부 신성장정책과장, 평가분석과장, 정책기획관, 장기전략국장, 공공정책국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기조실장에 올랐다.
흔히 차관보 임명 전 필수코스로 인식되는 경제정책국장이나 정책조정국장을 거치지 않았다. 같은 1급 자리인 기조실장에서 차관보로 수평 이동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게다가 기재부 1차관은 홍 차관보보다 행시 후배다. 기수 문화가 강한 기재부는 물론 공무원 사회에서도 드문 사례다. 기재부 내에서 홍 차관보 인선을 두고 이례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홍 차관보가 차관보에 기용된 건 지난달 22일 김병환 당시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이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되고 경제금융비서관 자리에 김범석 기재부 차관보가 갑작스럽게 기용된 게 계기가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나머지 1급 간부들과의 기수 차이를 고려한 인사로 보인다”며 “홍 차관보의 뛰어난 업무 역량도 감안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기재부 1급 간부는 총 7명이다. 이 중 홍 차관보와 임기근 재정관리관(36회)을 제외한 5명 중 4명이 37회, 1명이 38회다. 37회는 현재 대변인, 예산실장, 세제실장, 국제경제관리관을 맡고 있다. 37회에서 마땅한 ‘정책통’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홍 차관보를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홍 차관보가 기재부에선 드물게 금융을 잘 아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경제정책과 정책조정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관가에선 홍 차관보가 매끄럽게 차관보 역할을 해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차관보 후임 기조실장엔 김언성 재정정책국장이 승진 발령됐다. 김 실장은 지난달 20일 공공정책국장에서 재정정책국장으로 옮겼는데, 불과 2주일 만에 다시 인사가 났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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