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조총련이 간첩단체냐…다소 친북" 발언에 與 '어리둥절'

입력 2023-09-04 23:08   수정 2023-09-04 23:09



"지금 조총련을 간첩단체라고 정부 여당은 주장하시는 건가요? 예를 들면 한국 민주당 의원은 미국 공화당 행사에 가면 안 됩니까? 약간 다소 친북 성향이 있다 이 정도인데요."(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4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에 대해 "정부여당은 간첩단체라고 주장하는 거냐", "약간 다소 친북 성향"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총련은 친북단체로 한국 대법원으로부터 반국가단체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조총련 행사 방문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외국에 여러 가지 진보와 보수단체들, 또 재외동포 단체들이 있다"면서 "한국 민주당 의원은 미국 공화당 행사에 가면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진행자가 '공화당, 민주당 문제가 아닌 조총련은 성격이 다르지 않나' 묻자 "약간 다소 친북 성향이 있다 정도"라며 "지금 문제 삼는 요지를 정확하게 짚어주면, 간첩단체라든지 얘기 해주셔야 제가 답변을 할 텐데 정확하게 안 해주신다"고 지적했다.

함께 출연한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장 최고위원의 발언에 "조총련 잘 모르세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장 최고위원은 "아니, 알고 있는데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조총련은 친북단체다. 반국가로 대한민국을 보고 있는, '남조선 괴뢰도당이다' 이런 얘기들까지 나오고 있는 단체이고, 그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 중에는 북한의 김정은으로부터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던 사람들까지 있는 곳이다. 여기에 남측 대표단으로 참석한 것 문제가 있냐 없냐를 답변해달라"고 촉구했다.

장 최고위원은 "그 단체의 성명이 나오거나 입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윤미향 의원이 뭐 개입한 적이 있나. 그 논의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있나.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며 "그럼 자위대 행사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본 국기를 향해서 경례하고 이런 것도 다 문제 있는 건가"라고 따져물었다.

김 최고위원이 "(조총련 행사에) 참석한 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재차 지적하자 장 최고위원은 "그럼 자위대 행사에 참석하신 것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되물었다.

김 최고위원은 "결국 계속 답변을 회피하시는 것 보니까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미향 의원이 조총련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구나 평가하겠다"고 일침을 놨다.

앞서 윤 의원이 지난 1일 친북 단체인 조총련이 주최한 '관동(關東·간토) 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추도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총련은 재일동포의 북송에 앞장서 온 단체로 대남 심리전을 펼쳐 온 대남공작의 전초기지라고 평가되고 있다. 윤 의원이 참석해 논란이 된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에게 '노력 영웅' 칭호를 받은 허종만 의장 등 조총련 지도부가 참석했다. 한 간부는 이날 한국 정부를 '남조선 괴뢰 도당'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윤 의원은 2021년 명의신탁 의혹을 받으면서 민주당에서 출당(제명) 처리됐다.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비례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통일부는 윤 의원이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회합·통신, 그 밖의 방법으로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는 남북교류협력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과태료 부과를 검토 중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국체를 흔들고 파괴하려는 반국가행위에 대해서는 정치진영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관동대지진 학살 100주기, 조총련 주최 추모식에 간 윤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윤미향 의원이) 통일부에 사전 접촉 신고를 한 바가 없다"면서 "이것은 법 위반에 해당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침묵은 암묵적 동의다. 민주당이 윤미향 의원의 반국가행태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면 제명 등 단호한 조치에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윤 의원은 조총련은 추모식을 함께 주최한 많은 시민사회단체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중요한 건 색깔론이 아니라, 백 년 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진상규명이다"라고 반박했다.

김영호 장관은 "법에는 색깔이 없다"고 색깔론을 일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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