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후 처음 국회에 등판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가짜뉴스 논란'을 놓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고 의원은 이 위원장을 "이동관 씨"라고 불렀고, 이 위원장은 "국무위원한테 '이동관 씨'가 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과 고 의원의 설전은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이 위원장이 가짜뉴스 퇴치 의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장제원 과방위원장(국민의힘 소속)이 해당 인터뷰를 대선 직전 내보낸 뉴스타파를 거론하며 "이런 가짜뉴스를 고의로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만들고 행동하는 이런 매체에 대해 폐간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그것이 바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최종 단계"라고 호응했다.
이 위원장은 가짜뉴스 사례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병풍, 2007년 대선 때 BBK, 대장동 조작" 등을 언급하면서 "아니면 말고 식 흑색선전으로 대선판을 엎으려는 기도는 단순히 언론의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근절시켜야 할 정치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제가 방통위원장을 인정할 수 없어 답변을 듣지 않고, 보고도 듣지 않고 나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답변하는 것을 보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동관 씨가 하신 말씀을 보면 BBK 주가 조작 사건이 가짜뉴스라고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15년 징역형을 받았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대법원에서 17년을 선고받았는데 이게 가짜뉴스라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선거 당시 '장모는 1원 한 푼도 받은 적 없다'고 하지 않았나. 당시 팩트체크 없이 보도한 언론사들도 방통위가 다 조사하라"며 "가짜뉴스가 중대범죄이고 국기문란이라면 선거 당시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 윤 대통령이야말로 중대 범죄자이고 국기문란을 한 행위자"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 대신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간 고 의원은 윤 대통령의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 해촉을 두고 "(해촉 배경이 된) 부실·편파 심의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장 위원장이 이 위원장에게 답변 기회를 주자 고 의원은 "(이 위원장으로부터) 답변을 안 듣겠다고 했다"며 날을 세웠다.
직접 답변에 나선 이 위원장은 "직무수행에 현저히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방심위원장을 할 수 없다는 건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마치 진행 상황 모든 것이 위법이고 불법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개인 이동관한테 질문하는 것 아니지 않나. 국무위원한테 이동관 씨가 뭡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현행법상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면서 "정부조직법을 보면 '방통위원장이 국무위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돼 있는 부분은 없다"며 "과도하게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임명이 됐는데 계속 '이동관 씨' 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며 고 의원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퇴장하는 고 의원을 향해 "적어도 여긴 과방위 결산심사 하는 곳이 아니냐. 나중에 반드시 정정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퇴장하던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다, 배석만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이 위원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하며, 배석이 아니고 정식 멤버다. 의결만 안 할 뿐"이라며 "(이동관 씨 호칭에 대해)정정을 요구한다. 개인 이동관 씨에게 질문하면 제가 답변할 의무가 없다"고 재차 요구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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