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하는 아내와 그를 이해 못하고 '욱'하는 남편의 갈등이 공개됐다.
4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전국 일일 시청률 3.8%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5.5%까지 치솟으며 부부간 속마음에 이목이 쏠렸다.
이날 방송에는 남편의 분노가 언제 터질지 몰라 두렵다는 아내와 남편 몰래 숨겨온 지출 때문에 아내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폭탄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과거 춤 동호회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아내는 "연애 시절 남편의 차분함과 든든함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영상에서 불같이 화를 내는 남편의 모습이 드러났다. MC 박지민은 "'진짜 사나이'에 나온 교관님처럼 화내는 남편은 처음 봤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을 정도. 이에 아내는 "남편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살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놓고, 남편 또한 "화를 억누르는 방법을 얻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편도 아내에게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 신뢰가 전혀 없다고 말하며 고민을 밝혔다.
퇴근 후 아이와 함께 집에 돌아온 남편은 능숙하게 아들을 돌보고, 놀아주며 영락없는 아들 바보의 모습을 보였다. 반면, 퇴근한 아내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아 아들과 아내를 대하는 태도에서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인터뷰에서 남편은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 아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아내는 남편의 말에 억울하다며, 집 안을 정리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ADHD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주방은 각종 잡동사니와 쓰지 않는 식기들로 가득 쌓여있어, 정리를 어려워하는 아내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이어서 남편의 또 다른 불만이 드러났다. 남편은 아내에게 그동안의 카드 내역을 요구하면서 "아내의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전혀 신뢰가 없다"는 말을 꺼냈다. 신혼 초, 아내에게 고정 지출을 제외하고 가계 관리를 맡겼지만, 그 이후 계속 마이너스였다며 아내의 과소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아내는 900만원 피부과 시술을 남편에게 450만원이라고 속인 사실을 고백했다. 아내는 "남편이 준 생활비를 줄여 할부금을 갚을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남편은 "450만원을 내가 다 갚아줬는데, 나머지는 못 갚아서 남아있는 거냐"며 "또 나한테 말 안 한 거 있냐"고 캐 물었고, 아내는 입을 닫았다.
또한 남편은 과거 아내에게 생일선물을 사라며 현금을 줘도 할부로 구매하고, 대출받아둔 금액이 있어도 할부로 혼수를 마련해 카드값을 갚아준 전적을 언급하며 두 사람의 실랑이는 계속됐다.
실랑이 끝에 아내는 결혼 이후 처음으로 카드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아내는 카드 할부, 리볼빙 그리고 현금 서비스까지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내역을 숨겨왔던 이유에 대해선 "내가 쓴 사용 내역에 대해 기억 못 하는 걸로 남편이 화를 낼까 봐 그랬다"고 고백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이 부부에게 가장 표면적인 문제는 '돈'"이라고 운을 떼면서, 아내에게 "과감하게 신용카드를 없애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다음날, 지인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가진 부부. 하지만 즐거운 식사도 잠시뿐, 아내가 전날 있었던 다툼을 언급하며 두 사람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전날 대화 도중 아내가 남편에게 시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기 때문. 그런 아내에게 남편은 욕설을 내뱉으며 극도로 흥분해 버리고 말았다. 또다시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낸 아내에게 화가 난 남편은 갑자기 "뒷감당할 수 있냐?"며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발로 의자를 차며 과격한 모습을 보여 MC들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결국 남편을 진정시키기 위해 제작진이 투입되어 촬영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남편이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에 아내는 사시나무 떨듯 두려움에 떨었고, "정말 두려웠다"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영상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위협적인 행동과 맞물려 부부의 독특한 대화 패턴을 지적했다. 먼저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화를 다스리는 치료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남편을 위한 힐링리포트로 "화났을 때 자신만의 신호를 만들라"고 제안했다. "분노가 폭발할 것 같을 때는 약속된 단어로 신호를 보내 서로 진정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내의 대화방식을 지적하며 "아내는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으로 공을 던져 남편을 당황스럽게 한다"며 "대화할 때 질문이 아닌 의도를 얘기해야 한다"고 '폭탄 부부'를 위한 솔루션을 아끼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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