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5일 16: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AA급 이상 우량채 투자심리가 견고해지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연일 조단위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 분위기다. 우량채 인기가 높아지면서 AAA급 KT&G도 회사채 시장에서 목표 물량의 6배가 넘는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G는 이날 총 3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1000억원, 3년물 20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에 8100억원 3년물에 1조원 등 총 1조8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KT&G가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2002년 교환사채(EB)만 발행한 바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KT&G의 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AA’로 매겼다. 비금융 사기업 중 AAA급을 유지하고 있는 건 SKT와 KT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담배시장 내 선도적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 6월 기준 부채비율 30.6%의 매우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T&G의 자금 소요가 커지면서 회사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KT&G는 2027년 ‘매출 10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5년간 3조9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 등 신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량채에 대한 탄탄한 수요가 수요예측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AAA급 SK는 지난 4일 열린 3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42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특히 장기물인 10년물도 500억원 모집에 1300억원을 확보하는 등 기관투자가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담배를 취급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부 기관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에 부담을 나타냈다”며 “AAA급 초우량 신용등급을 확보하면서 회사채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반면 BBB급 비우량채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이랜드월드와 콘텐트리중앙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두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비슷한 업종 내에서도 신용도에 따라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AA-급 현대건설은 건설채 우려 속에서도 ‘완판’에 성공했다. 반면 A-급인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지난 4일 열린 8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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