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순 엘엔로보틱스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를 만나 “국산 1호 심혈관 중재 시술 로봇 ‘에비아’에 AI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엘엔로보틱스는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에비아 시판 허가를 받았다.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로보캐스 등 외국산 일색이던 이 시장에 첫 국산 제품을 선보였다.
심혈관 중재 시술은 좁아진 심장 혈관에 스텐트(가는 철망)를 넣어 넓혀주는 치료다. 이 시술을 할 땐 엑스레이를 계속 찍는다. 스텐트 이동 통로를 만들어주는 가이드 와이어가 원하는 부위까지 잘 들어가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와 의료진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한 번 치료로 끝나는 환자와 달리 여러 건 시술해야 하는 의료진은 방사선에 많이 피폭된다.
로봇은 의료진의 피폭 위험을 줄여준다. 의료진이 엑스레이 기계가 있는 곳과 다른 방에서 시술할 수 있어서다. 로봇은 몸속 기구 위치를 정량적 수치로 파악하고 정밀하게 제어하도록 도와준다. 최 대표는 “시술 숙련도 격차를 줄이고 재시술 비용과 부담을 줄이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엔로보틱스는 가이드 와이어가 자동으로 좁아진 혈관을 찾아 들어가는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봄께 선보일 계획이다. AI 로봇을 활용하면 숙련도가 높지 않은 의료진도 쉽게 시술할 수 있다. 최 대표는 “뇌혈관 중재 시술, 통증 중재 시술, 홈 재활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원격제어형 치료 보조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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