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TM은 모집인이 음성통화로 표준상품설명 대본을 읽는 모든 과정을 녹음하는 기존 절차를 없앴다. 단순 상품 안내를 제외한 중요사항 설명과 청약 절차를 모바일 웹을 통해 진행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 등 일부 보험회사를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하면서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 함께 지정된 회사 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체 개발한 모바일 화면공유 기술을 적용했다. 표와 이미지를 활용한 고객의 화면을 모집인이 형광펜으로 짚어주면서 꼼꼼하게 설명할 수 있다.
긴 시간 빠르게 읽어주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 비해 고객과 모집인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보장 분석과 보험 계약 중요사항을 시각적 수단을 활용해 설명할 수 있어 소비자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상품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게 되면서 완전판매율도 높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선보였다.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보험 용어를 풀어 쓴 ‘보험용어사전’과 ‘원하는 시간대 상담예약’ 기능이 대표적이다. 향후 텍스트 음성 변환(TTS) 기술을 적용해 고객이 계약의 주요 내용을 원하는 속도로 들을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고객이 허용한 웹페이지만 모집인이 함께 볼 수 있도록 보안 처리해 안전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손익 분석, 상품 개발, 가입 설계, 인수 심사, 보상업무 처리 등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왔다. 업무 속도와 품질을 높인 결과 손해보험의 주요 시장인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봇 서비스, 디지털 ARS 서비스 등 대고객 서비스 혁신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업무 처리가 가능한 음성봇과 디지털 ARS를 통해 갱신계약관리, 보험료 납부 및 계좌 등록·변경까지 가능하도록 업무 범위를 확대했다.
AI를 활용한 보험 상품 시스템을 도입해 장기 보험 상품 개발 및 개정 과정을 효율화했다. 이 덕분에 보험료 및 준비금 산출 시간을 기존의 60분의 1로 줄였다. 상품 출시 전 10여 명의 담당자가 수작업하던 검증 업무를 자동화해 검증 시간을 200분의 1로 단축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