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가 경북 북부권 첫 국가산업단지인 첨단베어링 국가산단(조감도) 승인과 영주댐 준공으로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영주시는 첨단베어링 국가산단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달 25일 최종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산단 조성에 들어간다고 5일 발표했다. 물산업과 문화관광 인프라가 될 영주댐도 본댐 완성 후 7년 만인 지난달 22일 환경부 승인을 받았다.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단은 적서동과 문수면 일원에 118만㎡ 규모로 건설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토지 보상이 시작된다. 내년 착공, 2027년 준공이 목표다.
영주시가 본격적인 경제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초 KT&G 영주공장 유치 후 약 20여년 만의 일이다.
당시 전국 5개 연초제조창을 통합한 KT&G 제조창이 전북 전주로 갈 예정이었으나 제조창의 영주 유치를 위해 민선 1기 김진영 시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는 결단 끝에 유치가 성사됐다.
첨단베어링 국가산단은 2018년 8월 영주시가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후 5년간의 기나긴 여정 끝에 맺은 결실이다.
영주시는 “최근 5년간 후보지로 지정된 국가산단 가운데 가장 먼저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영주 상공계 관계자는 “경북 북부권에 국가산단도 이례적이지만 베어링이라는 특정 소재부품을 테마로 한 국가산단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영주 경제계에서는 영주 백년대계를 위한 성장동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베어링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기계의 중요 부품이다. 베어링의 50%가 자동차 분야에 활용되고 차 한 대당 100~300개의 베어링이 쓰인다. 철도와 항공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기기에서 베어링이 사용된다.
영주에는 베어링아트 1·2공장(20만㎡)과 JS테크, SM산업, 서궁 등 베어링 제조 기업만 20여 개가 모여 있다. 또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 제조 기업인 SK스페셜티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압연 및 재활용 기업인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 KT&G 영주공장 등이 자리해 북부권 첨단소재 도시로의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국가산단 분양과 기업 유치 전망도 밝다. 입주 의향 조사에서 112개 기업이 산단 면적의 180%에 달하는 수요를 보였다.
영주시가 영주시의회,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3.3㎡당 분양가를 50만원대로 대폭 낮춘 덕분이다. 조성원가는 평당 120만원으로 영주시가 이 사업을 위해 1500억원을 투자하는 의지를 나타냈다. 전국 국가산단 가운데 가장 좋은 입주 조건이라는 평가다.
박남서 영주시장(사진)은 “10만 영주시민을 비롯해 국회, 지역 의회 등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있어 국가산단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며 “베어링 연구개발 인프라와 관련 기업을 집적해 글로벌 베어링과 소재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영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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