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기침체 우려로 침체됐던 광고업황이 회복 구간에 접어들면서 관련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기에 다가올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까지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최근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선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주요 광고 관련주에 대해 잇달아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기획과 이노션의 주가는 지난 6월 1일 이후 각각 2.52%, 4.71% 올랐다. 8월부터 제일기획은 기관, 이노션은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다. 그간 이들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주가를 뒷받침하는 건 업황 개선 흐름이다. 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정보센터에 따르면 TV·라디오·신문·잡지의 광고를 포괄하는 4대 매체 월간 광고비 증감율은 2월 -20.8%로 최저점을 찍은 뒤 감소폭을 줄이고 있다. 6월에는 광고비 감소가 1.4%에 그쳤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업황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기업들이 올해 목표한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에 남은 광고비를 추가 집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일기획, 이노션의 실적 개선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2분기 제일기획의 영업이익은 8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업황 부진에 빠졌던 1분기와 비교하면 58.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노션 역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이노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7억원으로, 시장 추정치인 32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제일기획은 삼성그룹 계열,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계열인 만큼 계열 광고주의 물량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리 올림픽 등을 앞두고 있는 것도 주가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광고업종은 전통 수혜주로 꼽혀왔다. 35년 간 올림픽 공식 후원사를 맡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여름 진행될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광고·콘텐츠는 선제작에 들어가는 만큼, 하반기부터 일부 물량이 잡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광고 관련주는 방어적 성격을 가진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비금융 배당주 중에서도 제일기획, 이노션 등을 주요 종목으로 꼽으며 "경기에 민감해 실적과 주주환원 두가지 측면의 투자 매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제일기획은 6.23%, 이노션은 5.28%의 배당수익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아프리카TV 역시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지난 5일 하루 동안 9% 급등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면서 각종 e스포츠 리그를 중계하는 아프리카TV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견이 나온 영향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단순 중계 외에 예선대회 등을 총괄하며 시청자를 확보할 것"이라며 "광고 회복 효과로 내년 영업이익은 1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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