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어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력의 새 시대를 연 한·미·일 3국은 연례 인·태(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하고 협력 분야를 발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국제무대에서 거듭 역설한 것이다. 당시 3국 정상은 아세안 및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인·태 지역 국가에 대한 정책 조율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캠프 데이비드 이후 첫 다자회의인 이번 회의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관련국에 자세히 설명하고 실질적인 지지와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특히 경제와 안보 양 측면에서 한국의 역할을 분명히 제시하고 리더십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알타시아(alternative+Asia)’ 전략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국제적으로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14국을 묶은 전략적 개념이다. 한국·일본·대만의 기술과 자본, 싱가포르의 금융과 물류, 인도·베트남 등의 노동력과 자원을 결합하면 중국보다 더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과도한 대중국 경제 의존도 낮추기가 국가적 과제인 한국이 특히 주목할 만한 전략이다.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자원부국이자 인구대국으로 알타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올해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맞은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7000만 명으로 세계 4위 인구대국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생산량 세계 1위, 코발트 생산량 2위로 협력이 성사되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가능하다. 인도네시아도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국의 고도화한 제조업 기술과 자본 투자가 절실하다는 입장이어서 윈윈 협력이 충분히 가능하다. 14억 명의 인도도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 됐다. 그중 52%가 30세 미만으로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이자 최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뛰어난 정보기술(IT) 인재가 많아 한국 기업들과 잠재적 시너지가 크다.
이번 순방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20여 개 기업 최고경영자도 동행한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중국 경제 둔화와 반도체 부진의 장벽을 돌파하면서 저성장 고착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바지 총력전에도 힘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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