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몸을 돌려 약을 입에 털어 넣는 모습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과거 불우이웃 성금 모금 현장에서 진주 반지의 알을 손바닥 쪽으로 감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7일 페이스북에서 "단식을 일주일째 이어 오고 있는 이 대표가 농성 장소 탁자 밑에서 뭔가를 꺼내어 휴지통에 버리더니, 이윽고 자연스럽게 앉은 채 뒤를 돌아보면서 입에 약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털어 넣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이 대표 나이쯤 되면 상시 복용 약이 있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대놓고 먹는 게 오히려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 평론가는 "이 대표가 쓰기 좋아하는 '당당하게'는 어디 갔는지 뒤돌아 약을 먹는 모습은 좀 그랬는데, 본인도 신경이 쓰였던지 약을 입에 머금은 채 다시 앞으로 돌아 물을 마시다 사레가 들어 연방 기침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상황은 과거의 또 다른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며 과거 김정숙 여사의 이른바 '진주 반지 돌리기'를 재조명했다.
김 여사는 2020년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불우이웃 성금 모금 행사에 굵직한 진주가 박힌 반지를 비롯해 귀걸이, 팔찌 등을 착용하고 참석했다. 이때 김 여사는 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투를 모금함 넣은 뒤 반대 손으로 반지를 한 바퀴 돌려 진주알을 자신의 손바닥 안쪽으로 가렸다. 당시 야권에서는 "본인도 떳떳하지 못한 일인 줄 알았다는 것"(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 평론가는 "이런 일들은 당초 아예 면전에서 약을 먹었거나, 미리 행사 성격에 맞는 착장을 했더라면, 굳이 뒤를 돌거나 뒤로 돌리거나 하지 않아도 될 구설들이었을 것"이라며 "겉과 속이 다르거나 앞에서 하는 말과 뒤돌아서 하는 행동이 너무 다르면, 표리부동이니 자가당착이니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몸가짐,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되뇌게 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단식 7일 차를 맞은 지난 6일 자신의 앞에 놓인 책상에서 무언가를 집어 들더니 주변을 살피면서 손을 책상에서 내렸다. 잠시 후 이 대표는 캡슐 껍질로 추정되는 쓰레기를 밖으로 버렸고, 주변을 계속 살피다가 몸을 돌리곤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를 입에 털어 넣었다. 물을 따라 마시고는 사레가 걸린 듯 기침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 모습을 찍은 유튜버는 영양제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측은 '변비약'이라고 설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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