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서울 한강공원에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이 금지된다. 커피숍 등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보증금 300원을 내야 한다.
서울시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플라스틱 발생량을 2026년까지 지금보다 10%(톤) 줄이는 대신 재활용률을 10% 늘리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그간 급속도로 늘어나는 일회용 쓰레기양에 골머리를 앓았다. 서울시 폐플라스틱 하루 평균 발생량은 2014년 896t에서 7년 새 2753t(2021년)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시는 2026년까지 3대 추진전략과 22개 세부 과제 추진해 폐플라스틱 배출량을 기존보다 10% 적은 2478t까지 감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 179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2025년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한다. 커피숍 등에서 일회용 컵을 쓰면 보증금 300원을 내는 제도다. 연간 6억3000만개에 달하는 서울 시내 일회용 컵 사용량을 2026년까지 1억개 줄이는 게 목표다.
시는 모든 한강공원을 2026년부터 일회용 배달 용기 반입 금지구역으로 관리한다. 음식점들은 앞으로 일회용 대신 다회용 플라스틱에 음식을 담아 배달해야 한다.
올해 잠수교 일대를 시작으로 뚝섬과 반포(2024년), 한강공원 전역(2025년)을 순차적으로 지정키로 했다. 현재 강남·서초 등 10개 자치구에서 배달플랫폼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 그릇에 담아주는 '제로 식당' 서비스를 참고해 한강공원 배달 음식 체계에도 이 같은 회수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청정지구'도 주요 업무지구인 서대문역∼청계광장∼을지로, 서울시청 일대에 조성키로 했다. 청정지구 내 음식점과 카페에선 다회용기 사용이 권장될 전망이다. 시는 향후 강남과 마곡지구 등으로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플라스틱을 제대로 분리 배출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는 내용도 이번 계획에 담겼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일 못지않게 재활용률을 늘리는 것도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1만3000곳에 있는 단독주택·도시형 생활주택 밀집 지역 재활용 분리배출 거점을 2026년까지 2만곳으로 늘린다. 또 동네마다 '자원관리사'를 지정해 재활용품 배출을 돕는다. 버스 내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면서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쌓이고 있는 버스정류장에 2026년까지 재활용품 수거함 약 1500대를 만들기로 했다. 광역버스환승센터·중앙차로 버스정류장 등에는 스마트 일회용 컵 회수기 200곳을 설치한다.
또 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을 이용해 오염되거나 복합 재질로 된 폐비닐을 연료유 또는 재생 원료로 재활용하는 '도시원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시는 올해 4월 GS칼텍스, HD 현대오일뱅크, LG화학, SK지오센트릭 등 4개 정유화학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6년까지 연간 8만6천t 폐비닐을 공급해 열분해유를 만들기로 했다.
시 자체적으로도 재활용 제품 사용을 늘린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플라스틱 문제는 이제 더는 늦춰선 안 될 도시와 인류 생존을 위한 당면 과제"라며 "서울이 세계적인 순환경제 모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관심과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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