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핑계로 오피스텔 빌려놓고…2억대 마약 유통한 10대들

입력 2023-09-07 14:49   수정 2023-09-07 14:57


공부방 용도로 빌린 오피스텔에서 2억원 규모의 마약을 유통한 10대들에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7일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19)군 등 2명에게 각각 장기 7년∼단기 5년을, B(19)군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40시간의 약물중독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각각 800만∼205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마약 판매 광고를 하고 전문적으로 마약 운반책(드라퍼)도 고용해 마약을 유통했다"며 "그 횟수와 취급량이 적지 않고 이들 중 2명은 공범 A군의 마약 수익금을 갈취하기도 해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 당시 19세 미만 청소년이었던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며 "가족이나 지인들이 이들을 교화하겠다고 했고 이들이 소지한 마약류가 아직 유통되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7월 20일 결심 공판에서 A군 등에게 각각 장기 10년∼단기 5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또 이들에게 각각 800만∼2000만원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군 등은 고교 2∼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21년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 시가 2억7000만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하거나 소지·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 중 1명은 당시 아버지에게 "공부방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오피스텔을 빌렸고, 이를 마약 유통 사무실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성인 6명을 마약 운반책(드라퍼)으로 고용한 뒤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기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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