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펜타닐 오남용 우려 속에…비마약성 진통제 속도내는 K-바이오

입력 2023-09-08 09:15   수정 2023-09-11 16:45



의료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은 환자, 혹은 말기 암 환자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는데 이때 자기도 모르는 새 마약류에 중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아직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비(非)마약성 진통제 시장에서 효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구토나 메스꺼움을 넘어 약물중독 및 내성이라는 부작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1차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중증도 이상의 통증을 잡을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국내 마약성 진통제 처방건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89만1434건이었던 펜타닐 처방건수는 지난해 133만7087건으로 50% 가량 증가했다.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100배 강한 진통효과를 보이는데 ‘좀비마약’으로도 불린다.

또다른 대표적인 마약성 진통제 옥시코딘의 처방건수 역시 같은기간 155만4606건에서 255만9005건으로 급증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다보니 의사와 환자의 경계심도 낮아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마약성 진통제는 쉽게 내성이 생기고, 많이 투여해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 무반응 환자들의 경우 여러 종류의 마약성 진통제를 연이어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매년 미국인 7000만명이 수술대에 오르는데, 그중 90%는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으며 16명 중 1명은 오남용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미국은 환자가 진통제를 자가투여하는 방식(PCA)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펜타닐 PCA가 선택사항이 아닌 기본처치로 허용되는 중이다.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의 가장 큰 원인은 대체재의 부재인 만큼,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서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렇다 할 선두주자가 없는 만큼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보존제약의 경우 통증원인을 이중으로 차단하는 오피란제린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에 식약처 사전검토 신청을 완료했으며,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으로 FDA 재승인도 노리는 중이다.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검토는 품목허가 신청의 일환”이라며 “이미 품목허가를 위한 서류 검토가 시작됐다는 의미”라고 적었다. 이어 “출시 전후 마케팅 전략도 방향성이 어느 정도 확립된 단계”라며 “휴가 시즌이 지나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술이전 논의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리패스 역시 비마약성 진통제 ‘OLP-1002’를 개발 중이다. 현재 호주 임상 2상을 진행 중인데, 마지막 투약 환자에 대한 6주 통증 평가가 이달 완료될 예정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8일 09시 1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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