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온 쓰레기' 발언으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된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탈북주민과 실향민들을 모욕할 의사는 없었다"며 "태영호 의원의 사과 요구에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태 의원이 ‘쓰레기’라는 표현이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에서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주장했는데, 그렇다면 태 의원은 그걸 알면서도 민주당을 ‘쓰레기’라고 지칭했었나"라고 과거 태 의원의 SNS 글을 지적했다.
태 의원은 지난 4월 쓰레기를 뜻하는 정크와 돈을 뜻하는 머니, 성을 뜻하는 단어를 나열하고 그 뒤에 민주당과 JMS를 붙였다. 신도 성폭행으로 논란이 된 기독교복음선교회, JMS에 빗대 민주당의 돈봉투 의혹과 성비위 사건을 비판하려던 의도로 해석됐다. 논란이 일자 태 의원 측은 보좌진의 실수라며 이를 삭제했다.
박 의원은 "태 의원에 대한 제 발언이 전체 탈북민과 실향민에 대한 모욕이라는 주장도 기가 찬다"면서 "혹시 태 의원은 본인이 전체 탈북민과 실향민들을 대표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나"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로지 태영호 의원 개인, 특히 그분이 그동안 보여줬던 저열하고 그릇된 정치행태를 지적한 것이다"라며 "아울러 본 의원은 탈북주민들에 대해 그 어떠한 편견이나 부정적인 인식도 없으며, 탈북주민과 실향민들을 모욕할 의사는 더더욱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의 행동은 어떻게든 관심을 끌어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얄팍한 꼼수’일 뿐이다"라며 "태 의원의 사과 요구 등에 대해 더 이상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글을 맺었다.
전날 태의원은 "제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한 것은 제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탈북민 전체, 더 나아가 6.25 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 전체에 대한 인신공격이다"라며 "탈북민을 향한 '쓰레기'라는 욕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늘 해오던 말이다. 북한 김씨 왕조 체제에서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목숨 걸고 넘어온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서 북한이 하는 욕을 대한민국 사람에게 그대로 듣는 그 심정이 어떨지 한 번만 생각했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료 탈북민 국회의원에게도 '북에서 온 쓰레기'라고 하는데 일반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겠는가"라며 "평화통일을 강조하던 민주당은 자신들이야말로 가장 반(反)통일적 발언을 했음을 각성하고 조치를 취하라"라고 촉구했다.
한편 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 투쟁 중인 국회 앞 천막을 찾아가 박 의원의 '북한에서 온 쓰레기' 발언 관련해 항의했으며 국민의힘은 박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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