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게임사가 북미·유럽 시장을 개척할 새 무기로 ‘루트슈터’를 준비 중이다. 연내 신작 출시를 앞둔 넥슨뿐 아니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이 앞다퉈 이 장르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루트슈터 게임은 총 쏘기 게임(슈팅게임)에 역할수행게임(RPG) 요소를 가미한 장르다. 이들 게임의 흥행 여부가 게임업계 시장 개척 판도를 바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루트슈터는 RPG에서 전리품을 노획하는 행위인 ‘루트’와 총을 쏘는 행위를 뜻하는 ‘슈팅’을 합친 말이다. 이 장르 게이머들은 함께 강적을 물리치거나 캐릭터 육성, 아이템 수집 등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 게임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흥미를 갖기 쉽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가 북미·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슨의 지난 2분기 매출은 9028억원으로 국내 게임업체 중 최대였지만 이 시장 매출 비중은 6%에 그쳤다.
서구권 시장은 모바일 플랫폼 위주인 아시아와 달리 콘솔 중심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북미 게임 이용자의 콘솔 사용 비중은 52%로 아시아(16%)의 세 배가 넘는다. 넥슨이 PC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4·5, 엑스박스 원·시리즈X·시리즈S 등 다양한 콘솔 플랫폼으로 퍼스트 디센던트를 공급하려는 배경이다. 넥슨 관계자는 “북미·유럽 시장 수요를 겨냥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콘솔 플랫폼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넥슨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루트슈터 게임인 ‘LLL’을 개발하고 있다. 그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집중해온 엔씨소프트는 하락세인 실적 추이를 바꾸기 위해선 장르 다양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2년 MMORPG 길드워2 출시 이후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북미 시장에 재도전한다는 의미도 있다. 크래프톤도 내년 4분기에 내놓기 위해 루트슈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웹보드·캐주얼 게임이 주력이던 NHN도 루트슈터 게임 ‘다키스트데이즈’를 연내 출시해 이미지 변신을 노린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내부적으로 루트슈터 게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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