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과와 배 가격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뛰며 샤인머스캣과 같은 ‘이색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전통적으로 차례상에 올리던 사과와 배는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비싸진 반면 샤인머스캣은 재배농가 증가로 시세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배추, 무 등 주요 채소류는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중이다. 다만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농산물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향후 몇 주간 농산물 시세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배추와 무의 경우 날이 선선해면서 주산지인 강원도 고랭지 지역 작황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추석을 겨냥한 물량이 출하되며 시장 반입량이 늘어난 것이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채소 담당 바이어는 “6~7월에 수확한 햇양파, 7~8월에 수확한 햇마늘 등도 저장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해 지금은 수요 대비 시장 공급이 많은 상태”라며 “명절이 다가올수록 농산물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차례상에 주로 올리는 홍로 사과 상(上)품은 소매시장에서 개당 2904원에 팔린다. 신고 배는 작년과 비슷해 상(上)품이 개당 2768원 수준이다. 차례상에 배 4개와 사과 4개를 쌓아 올리면 2만원을 넘기는 셈이다.
과일 가격이 부담으로 다가오자 대형마트에서는 대체품으로 샤인머스캣, 메론, 애플망고 등이 포함된 선물세트가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샤인머스캣 재배농가가 대거 늘어나 시세가 하락한 덕분이다.
가락시장에서 샤인머스캣의 9월 평균 가격은 2020년 2만7127원에서 올해(9월 1~4일 평균) 1만9492원까지 지속 하락중이다. 전날 기준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한 달 전 대비 27.5% 하락했다.
샤인머스캣이 뜻밖의 가격 인하 효과를 불러오자 대형마트는 전략적으로 샤인머스캣을 포함한 과일 세트를 선보였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한 대형마트에서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추석 50일 전~23일 전) 선물세트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사과·배 세트는 매출이 20% 늘어난 반면 샤인머스캣을 포함한 혼합세트 매출은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로 20만원 이상의 선물세트 수요는 정체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5만~20만원대의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늘어난 반면 20만원 이상 선물세트의 매출은 보합세”라며 “물가 부담에 추석 선물에서도 알뜰소비 경향이 관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