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편해서 애용했는데…고구마 NO·버섯 OK [건강!톡]

입력 2023-09-08 20:53   수정 2023-09-09 08:11


식품의 영양소를 최대로 섭취하기 위해 재료별 다양한 조리법이 활용된다.

우리 몸의 지방을 분해하고 몸속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주는 가지. 보라색을 띠는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발암물질을 억제하고 혈관 손상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성분은 수용성이라 볶거나 쪄서 먹으면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를 끓여 마시는 게 좋다고 한다. 특히 바로 딴 가지를 생으로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가짓과에 속하는 채소에서 발견되는 솔라닌이라는 독이 함유돼 있어 3개 이상 먹으면 복통, 위장장애, 현기증 같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가지차는 가지를 통째로 씻어 자른 후 물 2L에 소금과 함께 넣고 중불로 끓이면 된다. 오래 끓이면 여로 인해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으니 끓기 시작하면 5분만 더 끓여 준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표적 구황작물 고구마는 맛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과 베타카로틴 등 다양한 영양소도 풍부한 식품이다. 고구마는 100g당 2.8g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는데, 불용성 식이섬유와 수용성 식이섬유가 6:4 비율로 골고루 들어 있다. 이런 함량은 딸기나 사과, 귤보다 높은 수준으로 양질의 식이섬유를 제공하여 장 건강을 지켜 준다. 고구마의 식이섬유는 껍질에 풍부하여 껍질째 먹으면 변비 예방은 물론 장 속 환경을 개선하고 장 속에 쌓인 노폐물 배출에도 효과적이다.

고구마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폐 건강을 지켜 준다. 국립암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고구마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이 폐 기능 증진은 물론 몸속 발암물질을 억제해 세포와 DNA의 손상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고구마나 당근 등의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폐암 발병률이 63%까지 감소한다. 이는 식품 속 베타카로틴이 폐 속 노폐물 제거와 폐암 세포의 생존율을 낮추기 때문이다.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고구마는 당근, 양파와 함께 볶아서 먹는 것이 좋다. 고구마와 당근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이며, 양파는 퀘르세틴이 아주 풍부하다. 베타카로틴과 퀘르세틴은 모두 지용성으로 기름에 볶으면 그 흡수율이 최대 8배까지 증가한다. 또 한두 가지 성분은 항암에 우수한 효능이 있어 암세포 제거에 큰 도움을 준다.

단 고구마를 전자레인지에 익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고구마를 고온으로 단시간에 익히면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맥아당이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구마의 전분을 맥아당으로 바꾸는 효소는 90도 이하에서 활성화되므로 천천히 오래 익히는 것이 좋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생고구마의 맥아당은 3% 정도인데 찔 경우 맥아당은 12%지만, 전자레인지로 익히면 맥아당은 7%에 그친다고 한다"면서 "맥아당이 많아지면 맛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흔히 먹는 배추 또한 베타카로틴과 식이섬유 그리고 각종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장과 폐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배추에 함유된 알릴아이소싸이오사이아네이트는 대장에 있는 염증을 완화해 장 건강에 효과적이다. 또한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장운동을 촉진해 장 속 독소를 배출한다.

배추의 푸른 잎에는 베타카로틴이 100g당 145ug 함유되어 있어 폐와 기관지 등 호흡기 건강을 지켜 준다. 배추는 그냥 먹는 것보다 달걀과 같이 먹으면 그 효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배추는 기본적으로 성질이 차가운 음식이기 때문에 배가 차갑거나 손발이 차갑다면 소량으로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배추를 과다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새송이버섯 또한 혈관 건강, 항암 효과, 항산화 작용, 당뇨병 개선에 좋은 재료다.

새송이버섯은 맛과 식감은 물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여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 새송이버섯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대표적인 항암 성분으로, 자연살해(NK)세포와 T세포 등 면역기능과 관련된 세포의 수와 활성을 높여 준다. 국제영양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버섯의 베타글루칸은 대식세포와 각종 인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항암 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새송이버섯은 비타민 C 함량이 100g당 21.4mg으로, 느타리버섯의 7배, 팽이버섯의 10배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새송이버섯의 풍부한 비타민 C는 뛰어난 항산화 작용으로 질병과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새송이버섯에 함유된 폴리페놀과 칼륨, 베타글루칸 등은 혈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각종 폴리페놀은 혈전 제거와 혈중 중성 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되는 고구마와 달리 새송이버섯의 폴리페놀을 더욱 쉽고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은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는 것이다.

스페인 라리오하 버섯기술연구센터에서는 조리 방법에 따른 영양 평가실험을 했는데, 끓이기, 굽기, 튀기기,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버섯을 조리한 결과,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때 폴리페놀과 항산화 물질의 함량이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자레인지 조리는 열에 약하면서도 수용성인 비타민 C의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다른 성분들의 영양 손실도 최소화한다고 발표됐다.

조리 방법은 손질한 버섯을 그릇에 넣고 전용 뚜껑이나 랩을 씌우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2~3분 동안 돌려주면 된다. 잘 익은 버섯은 식힌 후 수분을 제거하고 들기름과 소금 간만 해서 먹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유튜브 채널 ‘건강오름’을 운영 중인 김한열 씨는 신간 '식탁 위 건강오름(북스고)를 통해 90가지 음식을 소개하고, 그 음식에 대한 영양소와 효능을 최적으로 만들어 주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식탁 위 건강오름'에는 재료별로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조리하는 레시피와 음식 궁합이 담겨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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