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초전도체, 맥신 등 테마주 광풍은 곧 끝날 겁니다. 특정 업종과 종목으로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격차가 너무 커졌어요.”
돌아온 ‘가치투자의 대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8일 서울 여의도 라이프자산운용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하반기엔 시장 색깔이 바뀌면서 고금리 인플레이션 시대에 맞는 가치주가 재평가받는 장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이듬해인 2021년 6월 유경PSG자산운용 출신 강대권 대표와 의기투합해 라이프자산운용을 차렸다. 그로부터 약 2년 만에 운용자산(AUM) 규모가 7190억원으로 늘어났다.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에만 4000억원 불어났다. 대표 펀드인 ‘라이프한국기업ESG향상 제1호’의 올해 수익률은 31.44%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17.14%포인트 앞섰다.
이 의장은 “야인생활을 하며 뼈저린 후회와 반성을 했다”며 “밸류에이션이 싼 주식을 찾는 과거의 가치투자 전략이 더 이상 한국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그를 바라보며 펀드매니저의 꿈을 키운 ‘이채원 키즈’ 중 한 명인 강 대표와 오랜시간 토론하며 전략을 수정했다.
이 의장은 하반기 유망한 분야로 반도체, 산업재, 지주사를 꼽았다. 이 의장은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한 공장자동화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재고가 줄어들 가능성이 큰 반도체 종목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지주사는 저평가돼 있고 과거보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향후에도 꾸준히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금리와 물가가 오르면서 후발 주자는 제로금리 시대보다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좋은 부지와 현금, 인력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업종별 1등주에 유리한 판이 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이지효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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