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사례가 1995년 니컬러스 리슨이 일으킨 영국 베어링스은행 파산 사건이다. 은행의 자기자본을 관리하던 그는 자신의 손실액을 메꾸기 위해 계속 판돈을 늘려 투기를 이어갔다. 결국 일본 닛케이 선물지수에 일생일대의 도박을 걸었지만, 고베 대지진 등 악재가 겹치며 은행 손실액이 1조2800억원까지 불어났다.
책은 리슨의 투기가 이성적 선택의 결과였다고 본다. 막다른 상황에서는 성공의 보상이 실패의 대가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슨이 저지른 베팅 방식은 당사자에겐 유리할지 몰라도, 그 비용이 사회의 다수에게 전가된다. 그래서 저자는 “잃을 게 있는 상황의 힘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재앙을 막기 위해선 잃을 게 없는 사람들에게 ‘잃을 것’을 제공하라고 조언한다.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종신형을 선고받은 재소자에게 교도소 생활을 모범적으로 할 만한 유인을 제공하는 방식 등이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 중 일부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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