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기계업체 대동은 지난주(9월 4~8일)에만 70.91% 급등했다. 농기계 생산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을 대동에 공급하는 대동기어와 대동금속도 지난주 각각 85.1%, 30.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농기계 관련주인 TYM은 7.43% 올랐다. 농기계부품 등을 생산하는 포메탈은 11.49% 상승했다.
지난주 로봇 관련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로봇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농기계주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동은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함께 로봇센터를 설립하는 등 농기계에 로봇·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려고 적극 시도하고 있다. 2019년엔 자율주행 1단계 이앙기(모심기 농기계)를 출시하기도 했다. 농부가 운전할 때 기계가 직선 주행을 돕는 식이다. 이달 자율주행 3단계가 적용된 콤바인을, 다음달에는 같은 단계인 트랙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3단계는 모심기, 수확, 탈곡 등을 기계가 조건부로 자율 수행할 수 있는 단계다.
회사는 2026년까지 이 기계들의 자율주행 단계를 4단계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4단계에 이르면 농기계가 사실상 자율 농업 로봇이 돼 밭갈이, 추수 등을 알아서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는 이 같은 움직임이 기업의 새 먹거리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동이 포스코와 손잡았다는 소식에 주식 거래량이 늘어난 게 그런 예다. 대동은 내년까지 리모컨으로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포스코 제철소에 투입할 예정이다. 제철소 작업 환경에 적합한 자율작업용 임무 로봇도 만든다. 2025년 개발이 목표다.
TYM도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의 로봇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5년까지 자율주행 3단계 농기계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농기계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개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급감하면서 사람의 노동을 로봇이 대체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는 각 기업이 트랙터, 콤바인 등 상대적으로 단순한 작업 기계를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향후 원예 작물 수확, 무인 농약 살포 등 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농기계 분야에서 로봇 상용화가 가까워지는 시점이 오면 이 섹터에 대한 밸류에이션 판단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