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관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끌어올린 만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미국 대표 기업들도 베트남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양국은 2013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뒤 다음 단계인 전략적 동반자 과정을 건너뛰고 한 번에 외교관계를 두 단계 높였다. 공산당 1당 지배 체제인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국가는 한국 인도 러시아 중국 등 4개국뿐이다.
양국은 가장 높은 외교관계에 걸맞게 새로운 반도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MOU도 맺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을 탈중국 공급망의 대표 국가로 육성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석탄과 철광석, 주석, 구리 같은 주요 광물 외에도 희토류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 매장량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니켈과 망간 외에 보크사이트, 크로마이트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풍부한 천연자원과 희토류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다. 희토류 매장량은 2200만t인 데 비해 연간 희토류 생산량은 2021년 400t에 그쳤다. 장기간의 전쟁으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는 게 불가능했고 투자할 자본이 부족했던 탓이다. 이번에 미국과 희토류 공급 MOU를 체결함에 따라 베트남이 희토류 거대 생산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한층 탄력받을 것으로 외신들은 내다보고 있다.
보잉은 국영 베트남항공과 737 맥스 기종 50대 판매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금액은 7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베트남 직접 투자액은 지난해 110억달러를 넘어섰다.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양국의 교역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은 1238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미국과 베트남은 베트남 영해에서 일어나는 불법 조업 같은 범죄 행위에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일방적으로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베트남 등과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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