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크립톤, 네온, 크세논 수입액은 1억3536만달러였다. 이 중 중국산 수입액은 9215만달러로 68.1%에 달했다. 2021년 말(16.7%)보다 비중이 커졌다.
특히 반도체 웨이퍼 일부를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 쓰이는 크세논의 중국 의존도는 이 기간 9.2%에서 67.1%로 일곱 배 높아졌다. 희소 가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공정에 들어가는 필수 원재료다. 중국산 공급이 끊기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배터리,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다른 제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7월 중국으로부터의 전구체 수입액은 24억8232만달러로 중국 수입 의존도가 96.6%에 달했다. 2021년 말(93.1%)보다 높아졌다. 석유화학 원재료인 초산에틸(69.8%→98.8%), 자동차 원재료인 마그네슘잉곳(99.2%→99.7%) 등은 중국 의존도가 100%에 육박했다.
경제계는 원재료뿐 아니라 요소수 등 값싼 범용제품의 과도한 중국 의존도 역시 심각하게 보고 있다. 중국이 공급을 약간만 줄여도 국내 경제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비료업체 한 곳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자 “중국 정부의 수출 통제는 없는 상황”이라는 우리 정부의 해명에도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요소수가 품절되기도 했다. 그만큼 국내 공급망이 취약하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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