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배터리) 기업의 매출 규모가 2025년 메모리반도체 매출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배터리와 관련 소재 산업이 반도체, 자동차 등에 이어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력 산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2차전지, 반도체, 엔터테인먼트 등 혁신산업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최고경영자(CEO)와 각 분야 석학들이 11일 한자리에 모여 국내외 투자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KB증권, 한국거래소와 함께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에서다.
2차전지 세션에서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전기차시장 급성장에 따라 K배터리 매출은 2025년 1670억달러 규모로 메모리반도체(1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로 국가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K배터리 수주 잔액은 올해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김준형 사장은 “올해 10만5000t가량인 생산량을 2030년 100만t으로 늘려 1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극재 1위인 에코프로의 송호준 사장은 “3년 내 핵심 광물인 리튬 제련까지 1위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부문 초격차를 유지하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강자인 중국을 넘어서겠다고 선언했다.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TO·최고기술책임자)은 “리튬황, 전고체뿐 아니라 LFP까지 압도적 특허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세션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 시기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부사장)은 “올 3분기에 수요·공급의 균형이 잡히고 4분기부터 수요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투자자들은 이날 엔터테인먼트, 로봇, 바이오, AI 등 혁신산업 CEO의 발표를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종일 집중했다. 이번 행사는 12~13일 콘래드호텔에서, 14~15일 한국거래소에서 계속된다.
김일규/윤아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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