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9억 넣었는데 반토막 났다"…21년차 개미의 '한숨'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3-09-23 07:00   수정 2023-09-25 06:36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여기 주식 투자 경력 17년 1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9억원 투자했는데 5억4000만원 됐네요.”

40대 이성실 씨(가명)는 집안일을 할 때마다 한숨부터 나온다. 주식 경력 21년차인 그는 1년 10개월 전 부인을 설득해 한 종목을 풀매수 했는데, 주식 계좌가 반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그는 만 43세임에도 중국에서 10년 넘게 휴대폰부품 개발사업으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부인과 아이 셋이 있다 보니 해외보단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씨는 “20대 때부터 주식을 해서 자신 있었는데 생각과 다르게 투자 성과가 좋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병행하며 육아를 담당하고 있다.



그가 진땀 흘리고 있는 종목은 SK.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4만9300원. 이 씨는 2021년 11월 첫 매수를 시작했고 ‘물타기’(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 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를 해 현재 잔고엔 평균 매수가 24만~25만원에 산 3600주가 찍힌다. 두 개의 잔고를 보면 총 매수 금액은 9억456만이다. 1년 10개월이 지난 지금 투자 수익률은 -40프로, 손실 금액은 3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 씨가 이렇게 큰돈을 투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회사로부터 배당만 받는 단순 지주사와는 다르게, 투자형 지주사로 SK가 ‘한국의 버크셔해서웨이’가 될 줄 알았다”며 매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와 SK온이 흑자전환하면 주가는 다시 전고점(2021년 1월 26일 36만500원)까지 갈 것으로 생각된다”며 “여력이 되는 한 계속 보유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투자전문회사 지향하는 SK … 4개 핵심사업 키운다

SK(주)는 SK그룹의 지주사로 2007년 설립됐다. 첨단소재·바이오·디지털·그린 등 4개 핵심 사업에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선제 투자를 하는 투자전문회사를 지향한다.

첫째,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SK스페셜티와 SK실트론을 인수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했고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그룹의 첨단소재 자회사로 키우고 있다. 현재 전력반도체·전기차·배터리 소재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혁신기술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둘째, 바이오 부문은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보유한 신약 개발사 SK바이오팜과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SK팜테코를 육성하고 있다. SK팜테코는 지난 20일 단일 생산시설 규모로는 세계 1위인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미국 CBM을 품었다. 이번 인수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유럽 시장에서 합성의약품과 CGT 현지 공급망을 갖추게 됐다.

셋째, 디지털 부문은 AI(인공지능)·자율주행 등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기술 영역 투자에 나서고 있다. 넷째, 그린 부문은 미국 에너지 기업 테라파워 등 탄소감축 친환경 에너지 혁신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SK E&S 등 비상장 자회사 기업가치 높이겠다”

향후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SK 관계자는 “첨단소재·바이오·디지털·그린 부문에서 성장 기회를 빠르게 확보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와 수익 실현을 통해 유망 영역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비상장 자회사인 SK E&S, SK실트론, SK스페셜티, SK팜테코, SK에코플랜트 등의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2002년 당시 바이오 사업을 육성해 2030년 이후 그룹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장기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신약과 백신, 제제, 의약품 위탁생산을 주축으로 성장기회를 모색했다.

또 고성능 컴퓨팅 및 전기차 확산, 고용량·고효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소재, 전력반도체, 배터리 핵심소재 등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SK E&S의 경우 LNG 밸류체인을 완성한 후 민간 LNG 사업자로 성장했으며 여주 LGN발전소 7월 상업 가동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 자산 25조인데 시총 10.9조 … NH증권 “목표가 23만원”

상반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5조3391억원 있다. 시가총액(10조9285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2조4319억원이다. 투자부문 1조 3379억원(55%), 사업부문 1조940억원(45%)을 기록했다. 총 주식 수는 7319만8329주다.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 외 39인으로 지분 25.97%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24.59%, 국민연금이 7.55%를 들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22.56%로 유통 물량은 20%가 안 된다. 지난해 1주당 5000원의 연말 배당금을 지급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대 사업 중심 중장기 성장 계획 발표 후 자산 효율화를 통한 부문별 투자 및 증설이 지속되고 있다”며 “연간 1조3000억원 내외의 지주사 브랜드 로열티 및 배당수입 외에도 쏘카 지분 매각 결정 및 중국 동박업체 왓슨 지분 처분 검토로 현금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3년내 자사주 취득분(연간 1% 이상) 및 기존 자사주 일부 소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상장 자회사 주가 변동과 SK E&S 실적전망 상향에 따른 가치 상향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높였다. 현 주가 대비 54.05%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14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기사를 매번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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