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대로는 못 보내"…90대 부친 시신 은닉한 효자

50대 남성이 숨진 아버지의 시신을 장례절차 없이 주차된 차량에 은닉해 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1일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주차장관리자가 '주차된 차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관리자가 지목한 승용차를 확인, 수색해 뒷좌석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이미 부패가 진행된 시신은 옷 등으로 가려진 상태였다.

시신을 은닉한 A씨는 이 차량 소유주로 경찰 출동 당시 차량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족 측 진술 등을 통해 B씨가 수일 전 숨진 것으로 추정,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고자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A씨는 아버지인 B씨와 단 둘이 살아오다가 B씨가 숨지자 장례를 치르지 않고 시신을 차량에 은닉, 한동안 함께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타살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유족 진술에서 A씨가 극진한 효자였다는 말이 나왔다. A씨가 현재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조사를 더 진행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