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배 폭등에도…한미반도체 오너, 70억 더 샀다

입력 2023-09-12 17:55   수정 2023-09-20 16:07

올 하반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최대주주와 고위 임원 등 기업 경영 현황에 밝은 내부인들이 사들이는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일시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내부자가 지속적으로 사는 종목은 중장기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대웅제약·DL 바닥 잡았나?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8월 10일~9월 11일)간 최대주주와 고위 임원들이 주식을 여러 차례 매입하거나 한 번에 지분을 큰 폭으로 늘린 기업은 대웅제약, DL, 한미반도체, 휠라홀딩스, 미래에셋증권, 참좋은여행, 동화기업, 유니켐, 고려아연 등 아홉 곳으로 집계됐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의 소송 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매수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종가는 10만8000원으로 지난해 7월 고점 대비 44% 하락한 수준이다. 대웅제약 최대주주인 대웅은 지난달부터 이 회사 지분을 늘리고 있다. 대웅은 지난달 10일 대웅제약 주식 2만1059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한 데 이어 같은 달 21일과 29일에도 각각 1만1459주, 1만963주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지난 6일엔 엿새 동안 1만4489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 공시를 전후로 대웅제약 주가는 약 10% 올랐다.

DL그룹 중간 지주회사인 DL도 화학 업황 악화로 주가가 내려가자 대주주 주식 매집이 이어졌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대림은 이날 DL 주식 5만5869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7~31일에도 네 차례 공시를 통해 46만3000주를 사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내부자가 주식을 계속 매수한다면 실적 개선, 수주 공시 등 호재가 있을 수 있어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부회장 폭풍 매수
회사 최대주주가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주식을 연달아 산 종목도 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11일 5만 주를 주당 5만2397~5만2777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8일엔 4만 주, 1일에는 3만6000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총 68억6473만원 규모다. 이날 한미반도체 종가는 5만2800원. 이 회사는 올 들어 엔비디아 관련주로 분류돼 주가가 다섯 배 뛰었다. 곽 부회장은 한미반도체 지분 35.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휠라홀딩스는 최대주주인 피에몬테가 최근 한 달간 100만9255주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캐피탈이 269만여 주를 매수했다. 동화기업은 특별관계자인 그린글로벌코리아가 작년 12월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 고려아연과 유니켐은 경영권 분쟁 조짐에 대주주들이 경쟁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창업 가문 간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과 장씨 가문의 장내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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