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3일 10: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조직과 구성원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큰 단절과 변화를 경험했다. 이제 더이상 일은 직업에 의해 정의되지 않고 직장은 특정 장소를 뜻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고용되지 않는다. 이제 기업과 구성원들은 일하는 방식, 장소, 이유에 경계가 없는 세계를 향하고 있다. 경계가 허물어지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압도되거나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경계의 소멸 앞에서 근본적인 전환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조직과 구성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딜로이트의 ‘2023년 글로벌 인적자본 트렌드’(2023 Global Human Capital Trends: New fundamentals for a boundaryless world) 보고서는 경계 없는 세계를 위한 3가지의 새로운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새로운 시각으로 도전을 받아들이고, 연구자처럼 사고할 것. 구성원들이 보다 의미 있는 업무, 유연한 업무환경 모델, 보다 개인맞춤형 경력 경로를 요구하면서 조직이 유일한 의사결정 권한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졌던 기존의 업무, 인력, 업무환경 모델은 사라지고 있다. 이제 구성원을 좁은 역할과 책임으로 분류하며 직무를 세분화하는 것은 조직의 혁신과 민첩성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뿐이다. 인력 결정 방식의 기준으로서 직무가 아닌 스킬을 이용하는 실험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이 직무라는 틀에서 해방되면 그들의 능력, 경험, 흥미를 조직과 개인의 성과를 높이는 방식으로 더 잘 이용할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생성형 AI, 디지털 기술 등의 활용은 새로운 시각으로의 도전과 실험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둘째,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기 위해 조직과 구성원이 관계를 함께 구축할 것. 조직과 구성원은 새로운 규칙, 경계, 관계를 함께 구축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헤쳐 나갈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는 구성원 데이터, 업무, 인력, 업무 환경의 소유권 모델과 가치가 변해야 함을 의미한다. 조직은 완전한 통제에 대한 예전의 환상을 버리고, 살아 있고 진화하는 생태계에서 자신이 수행하는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구성원이 조직과 사회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더 큰 책임을 짐으로써 조직과 동등한 주도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조직 변화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 더 많은 구성원이 참여하는 조직은 긍정적인 성과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구성원과 관계를 함께 구축한다고 답한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구성원 참여도가 1.8배 더 높았고, 조직이 혁신적이라는 답이 2배 많았으며, 변화를 예측해 대응한다는 비율이 1.6배 더 높았다.
셋째, 영향력 창출을 위해 인적 성과를 우선시할 것. 경계 없는 세계를 위한 마지막 기본 원칙은 조직은 그들의 사업, 구성원 또는 주주 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위한 영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 평등 또는 인적 리스크와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의 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이들 사안을 해결하는 조직의 능력은 새로운 일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기본조건이 되었다. DEI 리더십이 새로운 리더십으로 인식되고 있고, 딜로이트 2023 글로벌 인적자본 트렌드 조사에서 80%가 넘는 조직이 목적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지속가능성과 신뢰를 최고 중점분야로 응답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는 일에 대한 기계론적 관점에 지배되어 왔다. 우리는 일을 고정되어 있고 반복 가능하며, 개별 업무로 쉽게 편성할 수 있으며 명확히 정의된 직무로 분류할 수 있다고 가정해 왔다. 전환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통해 똑같은 결과를 도출하는지 등과 같이 비용과 생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향후 10년을 전망하는 지금도 여전히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조직과 구성원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큰 단절과 변화를 겪으면서 이러한 가정은 도전을 받고 있다. 우리는 비즈니스 현실이 순식간에 변화할 수 있음을 목도했다. 우리는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예전의 비즈니스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 기업과 구성원들은 새로운 환경을 어떻게든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계 없는 세계’를 헤쳐 나가려면 조직은 새로운 기본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경계가 사라진 업무(Work), 인력(Workforce), 일터(Workplace)의 세계를 이해한다면, 이는 혼란과 혼동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이 된다. 오래된 경계가 변화하고 사라지면서 조직과 구성원은 새로운 기본 원칙을 적용하고, 더 많은 자율성을 창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며 조직과 구성원 간 상호 가치를 달성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경계가 없는 세계에서 새로운 기본 원칙 채택 및 실행을 통해 HR 혁신과 지속적 성장을 이루고 더 나은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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