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자신이 주변 사람들보다 학연·지연·혈연에 연연하지 않고 더 공정하게 일 처리 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여자가 남자 보다, 그리고 학력이 높을수록 자신이 남들보다 공정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공정문화를 확산하거나 복지 제도 등을 마련할때 계층별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13일 발간한 ‘KRIVET Issue Brief 265호’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정한 일 처리에 대한 국민의 인식’ 리포트를 발간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수행한 ‘한국인의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 연구’에서 수집된 원자료를 분석, 재가공했다. 당시 조사에는 총 4501명이 응답했고 취업자 2904명, 미취업자 1597명이 참여했다. 조사는 ’매우 불공정(1점)’에서 ‘매우 공정(7점)’까지 7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본인의 일 처리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평균 5.10점으로 ‘약간 공정함(5점)’을 넘었다. 반면 주변 사람의 일 처리 공정성(평균 4.18점)은 이보다 낮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자 중 절반에 가까운 48.97%(1422명)는 "자신이 주변 사람들보다 더 공정하게 일 처리한다"고 답했다. 반면, 자신의 일 처리가 주변 사람들보다 덜 공정하다고 평가한 경우는 11.09%(322명)에 그쳤다.
본인과 주변 사람에 대한 공정성 인식 차이를 공정성 지수를 통해 집단별로 비교한 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이, 학력이 높을수록 본인이 주변 사람보다 더 공정하게 일 처리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성 지수는 ‘본인의 공정한 일 처리 수준’에서 ‘주변 사람들의 공정한 일 처리 수준’을 비교한 자료로,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비교해서 같으면 0, 본인이 주변 사람들보다 공정 수준이 1단계 높다고 평가하면 +1이고 1단계 낮게 평가하면 -1로 지수화한 수치다.
성별로 보면 남성(0.68)보다 여성(0.86)이 주변 사람보다 본인이 더 공정하게 일 처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별로는 고졸(0.59), 전문대졸(0.65), 대졸(0.85), 대학원졸(1.14) 순으로 나타나,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본인이 공정하게 일 처리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는 10대(0.31)가 가장 작았고 60대(1.04)가 가장 커, 나이가 들수록 본인이 주변 사람들보다 더 공정하게 일 처리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포트를 작성한 박화춘 부연구위원은 “각 집단이나 계층별로 공정성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직장에서 공정한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서로 집단 및 계층별로 다른 차이를 이해하는 접근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성에 대한 객관적 개념과 직무 태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교육 및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직무상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적절한 시스템을 수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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