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시장 뚫은 '글로벌 톱티어' K바이오

입력 2023-09-13 19:00   수정 2023-09-14 10:34


항체약물접합체(ADC), 피하주사(SC) 제형, 인터류킨7(IL-7) 제제….

국내 기업들이 세계 선두권에 바짝 다가선 바이오 기술들이다. 13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 부대행사로 열린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컨퍼런스(KBIC)’에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공동 개발, 기술 거래 등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국내 바이오기업 사례가 소개됐다. 국내 바이오업계 창업 1세대인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와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도 연사로 나서 2030년 세계 톱티어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C제형·ADC 분야 글로벌 강자
ADC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최근 가장 많은 기술 거래와 인수합병(M&A)이 발생하는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꼽힌다. 레고켐바이오는 ADC 관련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 25개로 화이자 계열사 시젠(24개)을 누르고 세계 1위다. 일본 다케다제약, 미국 암젠 등 12곳과 54억달러의 기술 수출 성과도 거뒀다.

김용주 대표는 “우리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3위인데, 진정한 1위가 되려면 파이프라인 확보가 유일한 길”이라며 “기존 연간 2개인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4~5개로 확대해 5년 내 최대 20개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년 세계 1위 ADC회사가 되는 목표를 예상보다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자가 주사가 가능하도록 SC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분야 세계 선두권이다. 박순재 대표는 “히알루로니다제 테르가제(ALT-BB4)를 올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2024년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히알루론산 필러의 부작용 치료나 안과 수술 보조제, 통증 완화 등의 용도로 사용될 전망이다.
○기술수출, 대규모 거래 임박
네오이뮨텍은 암세포나 감염 세포와 싸우는 인체 내 면역세포를 돕는 인터류킨7(NT-I7) 제제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 기술력을 자랑한다.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는 이날 “방사능 사고에 따른 급성방사선증후군(ARS) 치료제로 활용될 전망”이라며 “미국 국방부, 항공우주국(NASA) 등과 공동 개발 중”이라고 했다. 그는 “췌장암에도 높은 효능을 보여 기술 수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34조원 규모인 세계 알레르기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 치료제(노바티스 졸레어)보다 효능과 안전성이 뛰어난 신약 후보물질(GI-301)을 소개했다. 그는 “일본 제약사들과 기술수출을 논의 중”이라며 “연내 기술수출 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기술을 활용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계획을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제뿐 아니라 신규표적 면역항암제와 ADC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전임상 결과에서 기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위암 및 간암, 전립선암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국산 1호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세포 치료제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환자에게 투약하는 데 두 달 이상이 걸리는데 이를 16일로 단축했다”며 “내년 9월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대규/이우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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