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주장은 지난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처음 제기됐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부가 3년째 커다란 오차를 내는 것 자체가 쪽팔린 일 아니냐”며 “상식적으로 작년에 경기가 고점을 찍었으면 세수가 요동칠 것이라는 예측을 했어야 했다. 기재부가 신뢰를 잃어버린 상징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도 “법인세와 부동산 관련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난해 많았는데 ‘이렇게 될지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고, 예결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세수 추계에 실패한) 기재부가 여기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50조~6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예산안 대비 14.2~17.6%가 적게 걷히게 된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오히려 예산안보다 각각 17.8%, 13.3%의 세금이 더 걷혔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수 추계 오류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여당 일각에서도 기재부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한 관계자는 “2021년부터 기재부가 자구책을 내고 있지만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다른 부처였다면 벌써 책임을 물었을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대해 △변상 △징계 △시정 △주의 △제도개선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예결위는 세수 추계와 관련해 정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는 ‘시정’과 경기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라는 ‘제도개선’ 요구를 하기로 했다.
이에 김완섭 기재부 2차관은 “제도개선과 시정 의견은 모두 수용하겠다”며 “담당자 징계는 제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올해 세수 추계는 작년 7월에 나와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자산 및 부동산 시장 급랭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세계 경제 변동성이 커져 다음해 세수 추계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기재부가 세입 예측의 근거로 삼은 경제 전망치가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장동혁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업무상 오차는 발생할 수 있다”며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을 과실은 아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기재부에 대한 징계 여부는 예결위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오는 11월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