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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통계국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두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예상치를 큰 폭으로 비껴갔다면 오히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을 가늠하기 비교적 수월했겠지만, 8월 지표는 예상치를 아슬아슬하게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 한편에서는 예상치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둔화 추세가 바뀌었다고 말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Fed가 9월에 동결한 뒤 추가 금리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어쨌든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에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예상 3.6%, 실제는 3.7%
8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올라 전월의 3.2% 상승을 웃돌았다. 시장이 예상한 3.6% 상승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계절 조정 기준 8월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전월 0.2% 상승보다 높아졌다.8월 헤드라인 물가는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어느 정도 상승이 예상돼왔다. 휘발유 가격은 한 달간 10.6% 상승했고 항공료도 4.9%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올라 전달의 4.7% 상승보다 크게 둔화했다. 4.3% 상승률은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근원 CPI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시장 예상치와 전월의 0.2% 상승은 웃돌았다.
9월 동결엔 이견 없어
8월 CPI 발표를 두고 월가에선 Fed가 9월 연방시장공개회의(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5.25~5.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7.0%다.CNBC는 “정책 입안자들이 통화 정책을 과도하게 긴축적으로 가져가는 것을 선호했지만, 이젠 향후 인상에 대해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헌터는 “전반적으로 다음 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Fed의 계획을 변경할 만한 요인은 없다” 고 말했다.
“Fed가 얼마나 (동결을) 참을지 미지수”
하지만 11월과 12월 FOMC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우선 CPI 상승률이 Fed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내려올 때까지 Fed가 금리 인상을 참고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포브스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더 빨리 낮추기 위해 2023년 11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8월 CPI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에너지와 주거비였다. 에너지 부문은 5.6% 올랐는데 8월 CPI 상승에서 절반 이상을 기여했다. 주거비가 8월까지 40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점도 Fed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시마 샤 프린시플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9월 FOMC의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11월 FOMC가 동결할지 혹은 인상할지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Fed가 사실상 금리 인상을 멈췄다고 보는 주장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 우스는 이날 “CPI 보고서가 다음 주 회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Fed가 11월 회의에서 최종 인상이 불필요하다고 계속 믿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8월에 10.6%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헌터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한두 달 후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3.3% 하락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여전히 하락 추세에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주거비 상승도 둔화추세에 있다. 브라이트 ML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사 스터트반트는 “임대료 상승률은 상당히 둔화하였으며 8월 전국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하락했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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