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미국 소비재 기업 중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어디일까요. 정답은 '원두 없는 커피'를 만드는 'MUD/WTR' 입니다. 원두가 아닌 허브나 버섯으로 커피향이 나는 대체 커피를 파는 회사인데요. 미국에서 대체커피가 잘 팔리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주 클릭! 세계 산업 속으로에선 그 이유를 알아봅니다.
13일 코트라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이 발간한 '美, 급성장하는 대체 커피 시장에서 찾는 기회'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MUD/WTR의 매출은 무려 10430% 증가해 미국 소비재 기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는 건강한 대체 커피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8년 설립된 기업입니다. 카카오나 마살라 차이, 차가버섯, 강황, 시나몬 등으로 커피향이 나는 대체 커피를 팔고 있죠.
최근 미국에선 이런 대체커피 기업이 하나둘씩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라이즈(Ryze)라는 회사는 버섯으로 만든 대체커피를 팔고 있고요, 애토모(atomo)는 커피 원료의 분자 단위까지 분석해 대추씨나 치커리 뿌리 등으로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재현한 '분자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대체 커피 시장 규모는 27억 달러(작년 기준)인데요, 2030년까지 5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연 8.9%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왜 사람들은 원두 없는 커피를 찾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입니다. 원두에 함유된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체내 수분 불균형을 불러올 뿐 아니라 불면증도 야기시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죠. 때문에 디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대체 커피 업체들은 카페인의 단점을 없애면서도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건강에 좋은 재료를 이용했기 때문에 면역력에도 좋다고 홍보하고 있죠.
대체 커피가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애토모 커피사에 따르면 대체 커피 콜드브루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물은 전통적 콜드브루 커피를 만들 때 들어가는 물의 양보다 94% 적다고 합니다. 탄소 배출 감소량도 93%에 달한다고 하죠. 황주영 디트로이트무역관은 "커피나무가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성숙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체커피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블루오션 시장을 잘 잡으면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판단입니다. 한국에서도 과거 보리를 저온에 볶아 만든 커피 등이 등장한 적도 있죠. 황 무역관은 "한국은 원두 생산국이 아니지만 커피에 관심이 많아 미국의 대체 커피 시장은 블루 오션으로 보인다"라며 "커피 소비량이 많은 미국에서 대체 커피가 대중화될 경우 어떤 업체가 대체 커피 업계의 스타벅스 역할을 하게 될 지 관련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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