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신축 단지 전용 84㎡ 집값은 다시 20억원대에 진입했다. 서울 집값 상승에 따른 풍선 효과 때문이다. 전셋값도 강세다.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세입자들이 이동을 꺼리다 보니 새로 나오는 매물이 줄어서다. 당분간 매매 가격과 전셋값의 동반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2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8월 2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가 가격이 낮아진 이후 꼭 2년 만에 다시 2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 단지 또 다른 전용 84㎡도 지난달 19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억원에 가까워졌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6월 21억원에 거래된 후 10억원 후반대로 내려왔지만 반등하고 있는 추세다.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전용 84㎡도 지난달 19억1000만원에 팔려 올해 초 거래된 15억3000만원(1월)보다 3억8000만원 뛰었다.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 84㎡도 지난달 1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15억7500만원에 거래됐던 면적대로 당시보다 3억4500만원 반등했다.
준신축급 아파트들도 집값이 강세다.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지난 7월 15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면적대는 지난 2월 13억3000만원까지 내렸던 곳이다. 저점 대비 2억5500만원 상승했다.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84㎡도 15억4000만원에 팔렸다. 올해 신저가 13억2000만원(2월)보다 2억2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원문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서울에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면서 강남과 인접한 과천 집값 역시 따라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신축 아파트가 오르면서 구축 아파트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셋값도 상승 중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달 10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이 면적대 이전 전세 계약은 지난 2월로 8억6100만원이었다.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현재 이 단지 전용 84㎡ 전셋값은 14억원에 형성돼 있다.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 84㎡도 지난달 10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 1월 7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이보다 3억원 오른 수준이다.
별양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세 물건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세입자들 사이에서 한 번 자리 잡으면 옮기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어졌고, 일대 새 아파트 공급도 없다보니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도 "전세 물건이 워낙 귀하다보니 집주인들이 부르는 게 값이 됐다"면서 "과천푸르지오써밋은 전용 84㎡ 전세 물건이 14억원에 나와있는데 이는 '배짱 물건'이다. 중개업소에서도 가급적 이런 매물은 세입자에게 소개하지 않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단 얘기도 나온다.
원문동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연초 이후 거래가 꽤 많이 성사되면서 가격도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며 "전셋값은 2021년 급등기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다보니 매도인과 매수자,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가격 눈높이 차이가 크다"며 "서로 원하는 가격대가 맞지 않다보니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커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천 부동산 시장 강세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1일) 기준 과천 집값은 0.37% 올랐다. 지난 6월 첫째 주(5일) 상승세로 돌아선 뒤 15주 연속 상승 중이다. 해당 기간 누적 상승률은 5.48%다.
매매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과천이 포함된 경부 1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둘째 주 95.9를 기록했다. 올해 초 66.1보다 30포인트 가량 개선됐다. 다만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는데 통계상 수치로만 보면 과천은 여전히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더 많은 시장이다. 전세 수급 지수 도 96.5로 연초 65.6보다 개선됐지만 기준선은 밑돌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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