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이후 한때 국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 1위를 달리던 쏘렌토까지 제쳤던 토레스가 최근 급격하게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신차 효과가 사라진 데다 품질 논란 등이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KG모빌리티가 '토레스 살리기'에 나선 배경이다.
18일 KG모빌리티와 업계 등에 따르면 토레스의 국내 판매량은 올해 3월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토레스는 올해 3월 판매량 6595대로 정점을 찍은 뒤 △4월 3553대 △5월 2468대 △6월 2907대 △7월 1442대로 하락세다. 지난달 판매량은 1592대로 전년 동월 대비 반토막(56% 감소) 수준이다.
업계는 토레스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로 신차 효과가 사라진 점을 첫 손에 꼽았다. 작년 6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토레스는 어느덧 1년 이상 지난 모델이 됐다. 반면 싼타페는 완전 변경 모델, 쏘렌토는 부분 변경 신차를 내놨다. 준중형 SUV 차급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스포티지나 투싼도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품질 문제가 불거진 것은 토레스에 뼈아픈 부분이다. 그중 전조등 눈 쌓임 현상은 운전자와 탑승자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점으로 거론되며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 눈이 내리면 전조등 앞부분에 눈이 쌓이면서 램프의 빛을 막는 현상이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4분기 개선 방안을 차량에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최근 눈 쌓임을 방지할 수 있는 커버를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KG모빌리티는 토레스의 재도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연식 변경 모델 '2024 토레스'를 선보였다. 연식 변경 모델은 기존 T5 트림에서 옵션으로 운영됐던 오토 라이트 컨트롤, 빗물 감지 와이퍼, 스마트 하이빔, 스마트 미러링, 스마트키 시스템 등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고도 가격을 55만원 내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상위 트림인 T7은 동승석 파워 시트, SUS 도어 스커프, 스마트키 2개+디지털키, 3D 매쉬매트, 인포콘 무상서비스 기간 연장 등을 기본 적용하면서도 가격은 종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또한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뒷좌석을 완전히 들어낸 '토레스 밴'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1843ℓ 적재 공간에 300㎏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앞서 경차 레이, 중형 SUV QM6 퀘스트 등도 뒷좌석을 뺀 밴 모델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은 바 있다.
토레스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모델 '토레스 EVX'도 나온다. KG모빌리티는 오는 20일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토레스를 공식 출시한다. 토레스 EVX는 중국 업체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해 가격을 확 낮췄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와 같이 전기차의 전력을 외부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인 V2L(Vehicle-to-Load)이 탑재될 예정이다. 1회 완충 주행 거리는 KG모빌리티가 자체 측정한 결과 국내 기준 420㎞ 이상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 토레스의 수출량은 △5월 1432대 △6월 871대 △7월 1768대 △8월 1763대 등으로 연초보다 증가세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내수 시장 한계 극복을 위해 신제품에 대한 글로벌 론칭 확대와 함께 신흥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수출 물량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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