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장한나, 30년지기 첼로 스승 마이스키와 손 맞춘다

입력 2023-09-15 17:06   수정 2023-09-18 08:38



첼로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은 장한나(41)와 미샤 마이스키(75)가 지휘자와 협연자로 국내에서 만난다. 오는 23~2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장한나&미샤 마이스키 위드 디토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다. 지휘자 장한나가 마이스키와 한국에서 함께하는 건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장한나는 15일 서울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지휘자로 선생님과 해외에서 여러 차례 협연하며 (선생님의) 깊이있는 해석과 자유로운 연주가 익숙해졌다"며 "11년 전에 비해 훨씬 새로운 연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5번(23일),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24일) 등을 연주한다.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첼로 레퍼토리 중 존재감이 높은 대작으로 꼽힌다. 장한나에게는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콩쿠르 우승을 안겨준 곡이기도 하다.

마이스키는 "연주자 입장에서 도전적인 곡"이라며 "원곡의 의도에 충실한 연주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장한나는 "다른 협주곡은 솔로 악기가 빛날 수 있도록 반주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곡은 솔리스트가 오케스트라에 홀로 대항하는 느낌"이라며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에게도 큰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2년 마이스키의 내한 공연에서 시작됐다. 마이스키가 당시 9살이던 장한나의 첼로 연주 영상을 보고 장한나를 자신의 마스터클래스에 초대한 것. 마이스키는 장한나를 "나의 유일무이한 제자"라로 말했다. 이들은 30년 간 인연을 이어왔다.

첼리스트 대신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된 장한나를 두고 마이스키는 "아쉽기도 하지만, 어떤 길도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지휘자 장한나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직관력, 지성, 에너지 등 다양한 자질을 갖췄다"며 "보기 드물고 기대되는 지휘자"라고 칭찬했다. 그럼에도 그는 "기회가 된다면 첼리스트로 장한나와 함께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를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장한나는 지휘자로 데뷔한 2007년 이후 첼리스트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독일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지휘자를 맡으며 활동을 넓히고 있다.

장한나는 "음악에서 새로운 걸 발견하는 여유와 호기심, 그리고 음악 앞에서 한없이 겸허한 선생님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며 "30년 넘게 한결같은 선생님을 보면서 늘 배운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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