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제국' LVMH 수장 "후계자, 외부인에게도 열려있다"

입력 2023-09-15 18:28   수정 2023-09-16 00:5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명품 제국’으로 불리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사진)은 올해 74세다. 시장에서 LVMH의 승계 구도를 궁금해하는 이유다.

아르노 회장은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꼭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는 법은 없다”며 “외부인이라도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면 내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후계자를 조만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아르노 회장은 가족에게 회사를 물려주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두 번의 결혼으로 얻은 그의 다섯 자녀는 오랜 기간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이사회를 설득해 최고경영자(CEO) 및 회장의 정년을 75세에서 80세로 상향 조정했다. 다섯 자녀에게 회사의 주요 직책을 맡겼다. 첫째로 장녀인 델핀(48)은 크리스찬 디올 회장 겸 CEO다. 둘째이자 장남인 앙투안(46)은 벨루티, 로로피아나 등 계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셋째 알렉상드르(31)는 티파니 부사장, 넷째 프레데릭(28)은 태그호이어 CEO, 막내 장(24)은 루이비통 시계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이익만이 목표가 아니다”며 “50년 뒤에도 여전히 정상에 있는 게 진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쉽게 회사를 상속하면 1~2대가 지난 뒤 회사가 무너진다”며 “그래서 자식들에게 파티 대신 일을 시켰다”고 했다. 아르노 회장은 매달 자녀들과 LVMH 본사에서 점심을 먹으며 각종 사업 현안을 논의한다. 다만 결정은 그가 내린다.

아르노 회장은 30여 년 동안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티파니 등 75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 제국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하지만 LVMH 주가는 지난 4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9% 하락했다. 2분기 미국 매출이 감소했고, 매출 효자 중국의 경제도 흔들리고 있어서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아르노 회장은 6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내줬다. 또 이달에는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가 LVMH를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올라서기도 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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